사설

새누리, 아직도 청와대 눈치 보며 현안 외면하나

2016.08.04 20:50 입력 2016.08.04 20:54 수정

여소야대 국회의 전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이 검찰개혁특위·사드특위 구성과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등에 합의하자 새누리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 3당의 합의를 “야합, 정략”이라고 비난했다. 검찰개혁은 국회 법사위 차원에서 논의하면 되고, 사드특위는 “정부와 주민 간 대화가 시작되고 안전성 검증을 거친 뒤”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세월호특조위 연장을 두고는 “법정 시한이 끝났다”며 반대했다. 야당에서는 “야 3당이 모여 국정을 논하는 게 왜 구태정치냐”(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고 맞받았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다. 무조건 안된다고 선을 긋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검찰개혁·사드·세월호는 국가적 현안이다. 야당의 요구에 협상안을 내놓는 대신, 논의조차 거부하는 건 집권당다운 자세로 보기 어렵다. 검찰개혁이 국회 법사위 차원에서 달성할 만한 과제라면 왜 수십년간 화두가 되었겠는가. 사드는 공동체 전체의 안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데, 국회가 팔짱만 끼고 있자는 건가. 새누리당이 책임있는 여당이라면, 쟁점을 회피하는 대신 직시하고 타협의 길을 모색해야 옳다. 거대 야당의 횡포 운운해봐야 체면만 깎일 뿐이다.

이참에 ‘협치’의 개념에 대해서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이 야 3당 합의를 ‘반협치’로 공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아마도 새누리당은 여야의 시각이 일치해야 협치이고,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 반협치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는 협치의 오독이다. 정치란 본래 갈등을 전제로 하는 만큼,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슈에 대한 치열한 토론 없이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협치가 아니다. 비겁한 회피 혹은 무원칙한 봉합일 따름이다.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왜 참패했던가. 완장 찬 친박세력이 민심을 외면하고 대통령 뜻만 맹목적으로 떠받든 게 주된 패인이었다. 총선 이후에도 달라진 부분이 없으니 유감스럽다. 검찰개혁특위 구성을 꺼리는 것은 ‘우병우 보호’와 무관치 않을 테고, 세월호특조위 연장에 반대하는 건 ‘대통령의 7시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은 언제까지 청와대 눈치만 볼 텐가. 지난 총선 결과는 집권세력의 변화를 명령했다. 새누리당은 달라진 현실을 인정하고 야당과 대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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