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주 덕진 ‘정면돌파’…정동영 배제 후 김근식씨 공천

최우규기자

민주당 지도부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공천 배제 이후 불고 있는 후폭풍을 맞아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주 덕진에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후보로 공천키로 사실상 확정하고, 향후 인천 부평을에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7일 “정 전 장관 공천을 배제한 만큼 덕진에 당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다”며 “김근식 교수와 접촉해 본인 승낙을 받았고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전화통화에서 “당이 힘들 때여서 나섰다”며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명분이나 대의에서 내가 이기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전주 덕진에서는 햇볕정책 계승자들의 ‘신·구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김대중평화센터 자문위원으로, 햇볕정책에서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뒤를 잇고 있다는 게 동교동 쪽 평가다. 정세균 대표가 그를 삼고초려한 것도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에 맞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에게 사실상 ‘무소속 출마 반대’ 의지를 밝힌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묵인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듯하다.

정세균 대표는 시선을 인천 부평을로 돌려 ‘올인’할 태세다. 최근 당직자 20명을 부평을 지역구로 급파했다. 울산에 4명을 보낸 것을 보면, 지도부가 부평을 선거를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전략 공천 후보로는 홍영표·홍미영 예비후보에다, 모 언론 노조위원장과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변호사 등을 놓고 적합도 조사에 들어갔다.

강기정 대표비서실장은 “부평을에서 져서는 안된다”며 “이번 재·보선의 핵심은 부평을”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내에서 부평을 패배는 정 대표의 ‘정치적 사망선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 공천을 배제해 당심을 ‘쪼갠’ 책임에다, 상대적으로 좋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부평을에서 지면 그 타격은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당장 지도부 퇴진론이 불거질 것이고, 정 대표가 버틴다면 분당 사태가 운위될 수 있다.

‘열린우리당 실패’의 추억 때문에 분당은 민주당의 역린이다. 부평을 선거 패배 시 분당 지경에 이르면 정 대표 지지기반은 극도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정 전 장관을 지지하는 문학진 의원이 이날 라디오에 출연,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을 지도부가 자초했다”고 한 비판도 이런 사태의 예광탄인 셈이다.

공천 배제 결정문을 받아든 지 이틀째인 정동영 전 장관은 외부와 연락을 일절 끊고 잠행 중이다.

한 측근은 “6일 전주 집을 나서면서 ‘내가 연락할 때까지 연락을 취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 이후 어떤 연락과 지침도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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