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해 고가 브랜드 사고 연주회 가고… 대학생 ‘포미族’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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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없어 저축도 못하지만

하루하루 즐기는 데에 충실

알바수입 절반이상 ‘나를 위해’

67%가 유명브랜드 구입 경험

전문가 “미래없는 삶 보상심리”


서울 유명 사립대에 재학 중인 박모(22) 씨는 평일에는 과외를, 주말에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다. 부모님이 주는 용돈 20만 원과 아르바이트를 해 번 60만 원 등 월수입이 80만 원인 김 씨는 두세 달에 한 번씩 고가 브랜드 시계를 구매한다. 그는 “부유한 편이 아니더라도 순간순간을 즐기는 데 충실해지고 싶다”면서 “저축은 따로 하고 있지 않지만, 나 자신을 위해 하는 투자를 아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김모(여·21) 씨는 음식점 아르바이트로 45만 원, 초등학생 바이올린 레슨으로 20만 원을 벌고 있다. 김 씨는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연주회나 전시회 관람 등 문화생활에 지출한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씩 문화생활을 즐기는 김 씨는 “아르바이트나 레슨을 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지만, 주말에 즐길 공연을 생각하며 참고 있다”며 “한 번뿐인 인생인데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을 참으며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포미(For Me)족’이 늘고 있다. 청년 실업률 고공행진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자괴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고인곤 강남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우리나라 20대 소비자의 명품 및 명품모방품 소비행태에 관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대학생 255명 중 67.1%가 패션·의류·시계·화장품·향수 등에서 고가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수입이 많지 않은 대학생들은 비교적 저렴한 물건만 구매할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달리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해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사며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5일 “요즘 젊은 학생들은 저축해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번 돈을 즐길 수 있을 때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병관 광운대 산업심리학과 교수는 “졸업 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불안감, 자괴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절망감을 물건을 구매하면서 느끼는 기쁨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효목·김선영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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