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이자 경기도 도립공원인 남한산성 성곽 내에서 소나무류 재선충병이 처음으로 발병했다.

7일 경기도와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도로변 성곽 내에서 잣나무 1그루와 성곽 밖 소나무 1그루가 고사해 시료를 채취, 조사한 결과 소나무류 재선충병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한산성 성곽 안쪽에서 재선충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도는 8일 오후 2시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센터에서 도와 광주시, 성남시 등 인접 시·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발생지역 감염 경로와 원인 규명, 역학조사 및 긴급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도는 우선 감염이 확인된 소나무와 잣나무는 벌채 후 파쇄할 방침이다.

감염이 확인된 곳의 소나무류는 예방주사를 투여한 곳으로 반경 20m 이내 소구역 모두베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광주시 전역이 이미 소나무류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

도 관계자는 "광주시가 재선충병 피해가 큰 곳이나 남한산성 성곽 내에서 발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8일 긴급대책회의에서 방제대책을 논의한 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소나무류 재선충병은 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에 기생하다 이들이 우화(羽化·날개가 달려 성충이 되는 것)할 때 소나무와 잣나무에 침투, 말라죽게 하는 질병이다.

국내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병했다. 경기도에서는 2006년 광주, 남양주, 포천에서 처음 발병한 뒤 급속히 확산, 최근까지 18개 시·군으로 번졌다.

도내에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5만3204그루가 피해를 발생했나 2015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

재선충병이 발견된 남한산성 일대 3516㏊는 도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남한산성은 2015년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연간 3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광주=장은기 기자 50eunki@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