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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 검색어 800만개 모여서 광고되다

입력 : 
2013-09-03 17: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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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의 달인 / SK플래닛 채용준 플래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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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770722 126.9770721…' 이 난수표 같은 10자리 숫자 800만개의 데이터가 광고모델로 변신했다. SK플래닛 채용준 플래너는 내비게이션 앱 업계 1위인 티맵 광고 모델로 빅데이터를 기용하기로 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채 플래너는 "티맵에 쌓여 있는 정보를 이용하면 뭔가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티맵을 이용해 7월 한 달간 검색한 경로들을 디지털 시각화했더니 길이 만들어졌다. 마치 야간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멋진 그림이 나왔다. 채 플래너는 이걸 고스란히 광고에 담아냈다.

빅데이터 가공의 부산물로 티맵을 업그레이드할 만한 아이디어들도 쏟아졌다. 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쿨하다'는 반응을 비롯해 SNS 등을 통한 피드백이 한 달 새 1만8000건이 넘게 들어왔다.

사실 내비게이션 광고는 뻔하다. 스타나 개그맨들이 제품을 들고 나와서 막히고 짜증나는 추석 귀성길에 이 내비게이션 하나면 걱정 없이 고향 다녀올 수 있다고 외쳐주는 식이다.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뭔가 부족하다. 하지만 이번 티맵 빅데이터 광고는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10~20대들이 먼저 퍼 날랐다. 홈페이지와 앱을 통한 광고만 했는데도 SNS와 블로그를 타고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채 플래너는 이를 두고 "광고인들이 기존에는 30초짜리 TV광고나 인쇄광고 등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데 역점을 뒀다면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 광고가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소통방식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SK플래닛은 특히 기존의 광고 틀을 깬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다. 디지털 이노베이션그룹은 비디오 아티스트를 비롯한 10여 명의 디지털 엔지니어들을 두고 있다. 디자이너가 아니라 엔지니어들이 광고를 제작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예경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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