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자동차 시대] 한양대 무인차, 20분 기준 코스 7분 만에 주파

화성 2012. 9. 27. 03: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下] 국내 무인차 경진대회 르포 10개 대학 자존심 싸움 - 사람 인형 앞서 3초간 멈추고 신호등 가리키는 방향 인식도.. 현대기아차 연구비 지원 성과 아직 구글엔 3년 뒤져 - 구글카 연구에 年 120억 투자 GM·폴크스바겐도 개발 나서.. 국내 업체도 전담팀 만들어야

"웬만한 운전자도 통과하기 어려운 복합장애물 코스에서 원뿔 장애물을 하나도 쓰러뜨리지 않았네요!"

"아…. 이 차량은 갑자기 GPS(위치정보시스템) 교신이 끊겨서 도로를 벗어나고 말았군요. 안타깝습니다."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장덕동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도심주행 시험장에 들뜬 목소리의 경기 진행 방송이 울려 퍼졌다. 구불구불 이어진 총 3.4㎞의 주행로에서 지붕 위와 앞·뒤 범퍼에 GPS 수신기,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 등을 붙인 차들이 꿈틀거리며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숨죽이고 지켜보던 1000여명의 참가자가 연방 환호성과 탄식을 쏟아냈다. 모두 사람이 타지 않은 채 홀로 달리는 무인(無人) 자동차들이었다.

현대기아차 주최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자율주행자동차 경진대회'에 올해 총 10개 대학팀이 참가했다. 현대기아차가 14개 대학에 최대 9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올 6월 예선전을 치렀고, 10개 팀이 이날 본선 경기를 벌였다. 미국 국방부 산하기관 등 일부 기관에서 무인 자동차 대회를 개최한 적은 있지만, 완성차 회사에서 무인 자동차를 테마로 대회를 연 것은 현대기아차가 처음이다.

◇사람보다 칼같이 주차한 한양대팀 무인차 'A1'

첫 순서로 주행에 나선 서울대팀의 출전 차량 '스누클(SNUCLE)'은 초반에는 매우 빠른 속도로 코스를 주파해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서행하는 차를 추월해 달리는 코스에서 그만 앞차와 충돌했다. 청테이프로 긴급 수리에 들어갔지만 완주는 무리였다. 직전에 장애물 통과 미션을 치르다가 범퍼에 붙은 센서가 장애물과 충돌하면서 망가진 탓이다.

사람 모양 인형이 서 있는 곳에 정확히 멈췄다가 3초 후 다시 출발해야 한다거나, 파란 신호등이 어느 쪽 방향을 가리키는지 영상을 인식해 좌측 또는 우측으로 돌아가는 코스 등의 고난도(高難度) 미션이 올해 새로 생겼다. 특히 대부분의 무인 차량은 마지막 주차 미션에서 땀을 뻘뻘 흘려야만 했다. 두 개의 네모 주차 공간을 그려놓고 1번 또는 2번에 주차하라는 지령이 떨어지면 즉시 위치 정보와 흰색 주차선 영상을 파악해 정밀하게 제어해야 했기 때문. 두 주차 구역 사이에 비스듬히 멈춰선 차도 속출했다. "차가 말을 안 들어요"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양대팀의 무인차 'A1'이 단 한 번의 핸들 조작으로 자로 잰 듯 주차 공간에 쏙 들어가자 다른 참가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20분에 통과하면 족한 이 코스를 한양대팀은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7분대에 통과했다. 한양대 선우명호 교수(미래자동차공학과)는 "다른 참가팀들과 쓴 장비는 비슷하지만, 센서별로 수집한 정보를 빨리 분석하고 최적화해 제어하는 분산제어 시스템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카엔 기술 격차 2~3년 벌어져…미래 투자 강화해야

국내 연구기관들의 무인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구글이 만들어낸 '구글카'에 비해선 2~3년여 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다고 보고 있다. 정밀한 지도와 정보처리 기술력이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구글카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개발비는 연간 120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기아차가 직접 미래차 개발 전담팀을 만들어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GM은 2015년 '수퍼크루즈(Super Cruise)'라는 이름의 무인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폴크스바겐그룹도 1998년 무인 자동차 개발을 위한 전자·통신 기술혁신을 염두에 두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자연구소(ERL·Electronics Research Laboratory)'를 세우기도 했다. 여기서 80여명의 전문 연구진은 사람의 눈과 최대한 비슷한 영상정보 처리 기술 등 무인차에 탑재할 기능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 양웅철 부회장(연구개발담당)은 "무인 자동차는 판단·제어와 같은 IT 융합기술을 총망라하는 최첨단 기술 경연장"이라면서 "우리도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