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후보자들 ‘송구 청문회’ 개막

정환보·박영환 기자

9일 유기준·유일호부터… ‘시한부 장관’ 논란 예상

박근혜 정부 ‘3년차’를 이끌 4개 부처 장관(급) 인사청문회가 9일부터 11일까지 차례로 열린다. 이번 인사청문 대상자들도 ‘위장전입,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등 도덕성과 관련한 ‘단골 3종 세트’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전과 달라진 면은 후보자들이 의혹을 적극 해명하는 대신 순순히 “송구스럽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연히 사실을 반박하다 논란을 키우느니 차라리 ‘송구 후보자’가 되는 게 청문회 통과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단 넘기면 된다’는 공직후보자들 심리가 반영된 최신 트렌드인 셈이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각각 서울 여의도 사무실과 정동 국토부 용산공원조성기획단 건물로 출근해 자동차에서 내리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각각 서울 여의도 사무실과 정동 국토부 용산공원조성기획단 건물로 출근해 자동차에서 내리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3월 한 달은 인사청문 퍼레이드가 열린다.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56), 유일호 국토교통부(60)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이어 임종룡 금융위원장(56), 홍용표 통일부 장관(51) 후보자 청문회가 각각 10일·11일 열린다. 조용구 중앙선관위원(59), 이병호 국가정보원장(75) 후보자도 각각 11일·16일로 청문회 날짜가 잡혀 있다. 지난 6일 지명된 이석수 특별감찰관 후보자도 조만간 청문회를 열어야 하며 여야 이견으로 일정 미정인 박상옥 대법관 후보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8명이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여당은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로 쇄신에 나선 집권 중반 박근혜 정부의 후방 지원에 나선다. 청문회 전략도 야당 공세 차단에 무게를 뒀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인사청문회를 신상털기, 흠집내기로 몰고 가려는 시도는 구태 중 구태”라며 “과거형 청문회를 접고 미래형 청문회의 장을 새롭게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책·능력 검증뿐 아니라 청와대가 검증하지 못하고 보낸 도덕적 검증도 함께하겠다”며 “인사청문회는 꽃길이 아니다. 국민 시각에서 장관 후보자들은 이미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장관급 후보자 4명 모두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난 상태다. “위장전입 그랜드슬램”이라는 비아냥에도 후보자들은 “사려 깊지 않은 처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납작 엎드렸다.

위장전입 후보자들 ‘송구 청문회’ 개막

유일호·임종룡·홍용표 후보자는 아파트 매입 당시 다운계약서를 통한 취·등록세 탈루, 유기준 후보자는 두 자녀의 증여세 회피 의혹도 제기됐다. 네 후보자 모두 아파트·땅 투기 의혹도 받고 있다.

유기준·유일호 후보자는 입각 시 ‘10개월짜리’ 시한부 장관이 될 것이란 점도 쟁점이다. 현직 의원인 두 후보자가 내년 4월13일 총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라 늦어도 내년 1월 중순에는 사퇴를 해야 한다. ‘불출마 약속’을 하면 논란은 해소되지만 유기준 후보자는 공개리에 출마 뜻을 밝혔고 유일호 후보자도 입장 표명을 유보해 사실상 출마 입장이다.

부처 ‘적격성’도 관건이다. 유기준 후보자는 2008년 해양수산부 폐지 당시 정부조직법을 공동 발의했다. 유일호 후보자는 국토·교통 분야와 거리가 있는 조세 전문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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