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베테랑 조종사 구인난 갈수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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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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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내국인 조종사 이직자 수.[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항공업계의 베테랑 조종사 구인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며 '빼앗기' 수준의 '조종사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 암암리에 베테랑 기장인 아버지와 초보 조종사인 아들을 함께 채용하는 1+1 채용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국토교통부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매년 455명의 조종사가 필요하고, 2018년까지 1365명의 조종사 수요가 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가 가파르게 성장하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보잉 보고서는 오는 2034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조종사 수요가 22만6000명으로, 연 평균 1만명 이상의 수요가 발생한다고 적시했다. 조종사 부족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공통 문제다.

지난해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항공사(FSC)에서는 조종사의 이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2013년 21명에 이르던 이직자는 지난해는 122명으로 늘어났다. 이직자의 대부분은 LCC(75명)나 중국 항공사(46명)로 자리를 옮겼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조종사 이직자는 45명으로, LCC(32명)와 외항사(13명)로 둥지를 바꿨다. 

이직의 가장 큰 장점은 연봉이 상승하고, 기장으로 빨리 승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남방항공은 지난해 9월 6000시간(B737NG·B757·A320 최소 2000시간 포함) 이상 비행경력이 있는 조종사를 뽑는다고 발표했다.

해당 직원의 1년차 연봉은 24만3960달러(약 3억원)으로 국내 연봉의 2배 수준이다. 또 일부 항공사는 10년차 미만 부기장이 이직하면 항공사에 환급해야할 교육비를 무이자 또는 저리로 대출해준다. 

LCC로의 이직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장교육을 받으려면 부기장에서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반면 LCC는 빠르면 3년6개월부터 가능한데, 이직과 동시에 기장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직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항공사들이 실제 신규 인력 양성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업용 조종사 자격 취득자는 2014년 700명, 지난해는 약 800명 수준이다. 울진비행교육원과 항공대, 아시아나항공(운항 인턴), 사설비행학교 등에서 교육하고 있다.

연간 800명의 신입 조종사가 배출되지만, 대부분 항공사는 경력직을 선호해 교육비만 1억원 이상을 쓴 '조종사 백수'가 늘고 있다.

울진비행원에서 진행하는 1년 6개월 과정(비행시간 170시간)의 기본교육은 교육비용 6100만원이다. 대한항공을 목표로하는 APP과정은 3년 과정으로 교육비 1억5000만원에 비행시간 1000시간을 수료할 수 있다.

사업용 조종사 자격 취득자는 조종사로 취업하기 위해 국내 또는 해외에서 추가 비행교육을 받아야 한다. 대한항공의 조종사로 입사하기 위해서는 1000시간 비행경력이 필요하고,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 진에어 1000시간, 기타 저비용항공사(LCC)는 250시간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의 조건을 국내에서 맞출 수 없어 이직은 막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자체적으로 기장급 조종사를 양성하면 수년내 이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공사들이 신규 조종사 교육을 회피하는데, 인력양성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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