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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뉴스1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3일 공개한 '특정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범죄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 발의안은 법적안정성과 발의배경에 대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등을 겨냥해 이른바 '이학수특별법'이라고도 불리는 박영선의원 발의 법안은 횡령·배임 등으로 제3자가 취득한 이익의 가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법무부 장관이 대표로 민사적 절차를 통해 환수토록 하는 내용이다.
실제로는 1999년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을 통해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3명이 얻은 평가이익을 환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만약 평가이익 전체를 환수한다면 그 규모는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박 의원 입장에서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승부수'다. 박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협상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추진 과정에서 당내 반발에 직면, 국민공감혁신위원장과 원내대표의 직에서 모두 물러나며 '정치적 내상'을 입은 바 있다.
대표적 대기업인 삼성을 표적으로 삼아 '반(反) 재벌' 정서를 등에 업고 이슈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2006년에도 삼성생명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일부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주도하며 당내에서 정치적 입지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학수특별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위헌 논란'이 불가피하다. 위헌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은 △이중처벌 △소급입법 △개별표적입법 등 3가지다.
헌법 제13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며 이중처벌을 금지하고 있다. 삼성SDS BW 발행 건에 대해 이학수 부회장 등은 이미 유죄판결을 받고 처벌을 받았다. 박 의원이 형사법이 아닌 민사법의 절차를 따르도록 한 것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서다.
하지만 민사적 절차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몰수형'이라는 처벌에 가까운 조치가 이뤄지고, '피해 당사자'가 아닌 법무부 장관이 나서서 국가가 재산을 환수한다는 점에서 이중처벌 논란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우윤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무부 장관이 환수에 나서도록 한 대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특정재산범죄를 저지른 자가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거나 재판을 받지 않았을 경우에도 환수를 가능토록 한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헌법 13조 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해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며 소급입법을 제한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의 '재산권 보호'는 선의의 의미이지 범죄수익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1999년 사건으로 발생한 이익을 16년이 지난 뒤 새로운 법을 적용해 환수하는 것은 소급입법을 통한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개별표적입법 논란은 헌법 11조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개별사건법률 금지' 원칙에 대한 것이다.
법안은 '범죄의 정황을 알면서도 환수대상재산을 취득했거나, 범인 외의 자를 위해 특정재산범죄가 저릴러졌을 경우'에도 환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삼성SDS 사건'을 염두에 둔 내용들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다른 유사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개별표적입법'에 대한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인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입법 목적이 좋더라도 소급입법 금지 등 헌법의 원칙을 어기며 법적안정성을 해치면서까지 특정인을 상대로 법을 만드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오는 16일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박 의원 측은 당초 '당 의원 전원'의 공동발의를 목표로 했지만, 이날까지 70여명 정도가 공동발의자로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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