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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리안> ⑧세계 누비는 카멜레온 목소리

송고시간2011-1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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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소프라노 서예리
`카멜레온' 소프라노 서예리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고음악과 현대음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목소리에 담아내는 `카멜레온' 소프라노 서예리(35)씨. 세계적인 공연 매니지먼트사 IMG 아티스트 소속으로, 2014년 상반기까지 공연일정이 잡혀 있는 서씨는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주목받는 성악가이다. 2011.12.25
noanoa@yna.co.kr

재독 성악가 서예리…"탁월한 해석력과 표현력"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고음악과 현대음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목소리에 담아내는 `카멜레온' 소프라노 서예리(35)씨.

세계적인 공연 매니지먼트사 IMG 아티스츠 소속으로, 2014년 상반기까지 공연일정이 잡혀 있는 서씨는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주목받는 성악가이다.

`고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지휘자 르네 야콥스는 2002년 유학생인 그녀를 발탁해 무대에 세웠고, `현대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곡가 겸 지휘자 피에르 불레즈는 "살아있는 동안 내 곡이 서예리의 크리스털 같은 목소리로 연주된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고 극찬했다.

예원학교에 입학, 피아니시트를 꿈꾸던 서씨는 2000년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 4년간 베를린 국립음대를 다니는 동시에 베를린 방송합창단 정단원으로 활동했다.

매일 오전 10시 합창단에 출근해 저녁에는 공연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 학교생활을 병행한데다 솔리스트로서 다른 공연에 초청되는 일까지 잦아지면서 체력의 한계에 이른 서씨는 2004∼2005년 사이에 탈장수술을 네 번이나 받아야 했다.

몸이 악기인 가수가 개복 수술을 연달아 받다 보니 배에 힘을 주고 노래를 부를 수 없어 세계적인 지휘자 바렌보임과의 연주 등 중요한 무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04년 베를린 음대 졸업 후 스위스 바젤의 고음악전문음악대학인 스콜라 칸토룸에 입학해 고음악을 다시 공부하면서 때를 기다렸고, 2006년 마지막 탈장수술 이후 체력을 회복해 2007년부터 날개를 활짝 펼쳤다.

에든버러페스티벌, 베이징페스티벌, 뉴욕링컨센터, 베를린뮤직페스트슈필레, 헨델페스트슈필레, 베니스비엔날레, 파리씨테드라뮈직, 프라하국립오페라극장 등 세계무대를 종횡무진했다.

서씨는 "2003년 솔리스트로 데뷔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몸이 안 따라주니 조급했었다"며 "돌이켜보니 다 하늘의 뜻이었던 것 같다. 그때 스콜라 칸토룸에서 했던 심도있는 공부가 고전ㆍ낭만 음악과 심지어 현대음악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공부는 스콜라 칸토룸에서 그치지 않고 라이프치히 음악대학 오페라과에서 단 한 명만 뽑는 마이스터 연주과정에 들어가 2010년 학업을 마쳤다.

서씨는 `연주자 생활로 바쁜 와중에 왜 공부를 계속했느냐'는 질문에 "노래라는 것이 내가 가진 역량을 계속 쏟아붓는 것이라서 고갈되지 않도록 새로운 지식과 테크닉을 끊임없이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럽전역과 아시아를 오가며 무대에 오르다 보니 베를린 집에 머무는 날은 일 년에 겨우 40일.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되면서 귀에서 진물이 날 때도 있고 잠자리가 자주 바뀌어 어깨와 목에 만성통증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무대에서 청중의 눈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 느낀다"고 고백했다.

서씨는 고음과 저음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가창력과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찬사를 듣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듣기 좋은 칭찬은 바로크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전문적으로 공부한 `지적인 성악가'란다.

잠꼬대로 노래하다 그 소리에 깨기도 한다는 서씨는 완벽한 테크닉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자신만의 해석력과 표현력을 성공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세계무대에 오르려면 소리에만 치중하는 성악가가 아니라 곡마다 올바른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쉼표 하나 하나의 묘미까지 살려내고자 항상 연구하고 연습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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