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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주요개념

더블딥

발생원인과 피해

경제학에서 더블딥은 불황에 빠졌던 경기가 단기간(1~2 분기) 회복했다 다시 불황에 빠지는 상태로 W-자형의 불황을 의미한다. 실질 GDP 성장률로 측정한 경기가 2중(double)으로 가라앉는(dip) 것이다. 더블딥이 전망되면 현재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의 한계로 인하여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요구된다.

더블딥은 정책 실패로 간주된다. 정책 실패는 정책당국이 사전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우와 사전에 예상했지만 다른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한 결과의 산물로 구분될 수 있다. 대표적인 더블딥의 사례로 간주되는 미국의 1937-38년의 불황은 전자의 경우이다. 최근의 더블딥 예로 간주되는 미국의 1980-1981년의 불황은 경제정책의 의도적인 전환에 따른 결과이다.

정책실패로 인한 더블딥

1937-38년의 더블딥은 경기부양책을 성급하게 종료한 정책 실패의 결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1933년 초부터 대공황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1933-36년 사이에 미국은 정부지출의 확대와 통화 공급 증대에 힘입어 연평균 9%의 활발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25%에서 14%로 하락했다. 경제전체의 생산량이 공황발생 이전인 1929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은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았다. 1937년에 회복세는 움츠러들고 경제는 다시 제2의 불황에 접어들었다.

1928~1939년 미국 산업생산지수 변화 추이.
1937년에 회복세는 움츠러들고 경제는 다시 제2의 불황에 접어들었다. <출처:Wikipedia>

제2차 불황은 확장적인 금융 및 재정정책에 힘입어 회복되던 경제에 정책당국이 조급하게 금융 및 재정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한 결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었으나 공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취약한 상태를 정책당국이 완전 회복으로 오진한 것이다. 긴축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이라는 처방은 결국 실패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1936년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여러 해에 걸친 통화 공급이 확대된 이후에 은행들은 지불준비금을 법으로 정해진 수준 이상으로 높게 보유했다. 그러나 연준은 시중은행들이 보유한 지불준비금을 대출하기 시작하면 과도한 신용공급으로 인하여 인플레이션이 만연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과도한 지불준비금의 대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연준은 1936년에 지불준비금을 3배나 올리는 법적인 조치를 취했다. 시중은행들은 1930년대 초반의 금융공황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경기회복의 지속성에 대해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과잉 지불준비금을 비상시에 대비하여 그대로 비축하고자 했다. 결국 대출을 망설이는 은행과 지불준비금을 올린 연준 정책으로 인하여 시중에는 다시 돈 가뭄 상황이 도래했다. 그 결과 일시적으로 회복되었던 경기가 다시 불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재정의 측면에서도 미국 정부는 수년간에 걸친 재정적자를 끝내고 재정균형을 달성하는 정상적인 궤도로 진입할 것임을 밝혔다. 1937년 정부재정의 축소는 GDP의 3% 수준이었다. 민간부문의 수요가 지속적 경제성장을 유지하기에 부족한 상황에서 금융과 재정의 2중 축소 정책은 불황을 초래하는 지름길이었다. 1938년의 GDP는 4.5% 하락했고 실업률은 다시 19%수준으로 상승했다. 1941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면서 국방비지출이 증가하면서 대공황은 종결되었다. 조급한 정책전환으로 인하여 대공황은 2년 더 지속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소정책으로 인한 더블딥

인플레이션율을 감소시키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던 폴 볼커. <출처:Wikipedia>

1970년대 미국의 가장 큰 경제문제는 인플레이션이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측정한 인플레이션율은 1960년대 중반 연간 2% 이하에서 1979년 말에는 13% 이상으로 상승했다. 1979년 가을에연준 총재로 임명된 볼커(Paul Volcker)는 인플레이션율을 감소시키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적극적인 긴축 금융정책으로 인해서 국채금리가 1979년 여름 11%에서 1980년 봄에는 18%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인상되었다.

금리인상과 맞물려서 석유수출기구(OPEC)가 원유가를 대폭 인상했다. 원유파동으로 인해서 1979년의 경제성장은 부진했고, 긴축 금융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더해지면서 경제는 단기적(1980년 1월부터 7월까지)인 불황에 들어갔다.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완화될 기미조차 없었다. 1980년 후반에 경기는 다소 회복되었으나 그 기간은 1981년 1분기까지의 단기효과로 끝났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퇴치하기 위해 1980년 4분기부터 제2차의 긴축금융정책을 다시 추진한 결과 1980년 9%로 하락했던 국채이자율이 1981년 중반에는 19%까지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은 다시 불황을 초래했고, 불황기간은 1982년 3분기까지 지속했다.

두 번째로 경기가 하강하는 기간에 인플레이션율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의 성공에 수반된 비용은 실질 GDP의 2.7% 감소와 높은 실업률이었다. 실업률은 1982년 11월의 경우에는 10.8%의 정점에 이르렀고 1983년 전반기까지 10% 이상의 수준이 지속되었다.

1890~2009년 미국의 실업률 추이 <출처:Wikipedia>

더블딥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상인

더블딥은 그리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 예일대학교의 실러(Robert J. Shiller)교수와 뉴욕대학교의 루비니(Nouriel Roubini)교수는 더블딥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더블딥이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자는 자영업자와 소기업들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용자금이다. 기업이 생산한 상품의 판매대금은 기업 생존에 필요한 자금이다. 불황으로 판매 수입이 급감하면 기업은 필요한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수혈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은행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불준비금을 여유 있게 확보해야 한다. 대출할 수 있는 자금의 제한으로 인해서 은행의 대출기준은 강화된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담보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이 비교적 쉽고 적용받는 이자율도 유리하다. 그러나 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대출에 불리한 입장에 있다. 소기업은 필요한 자금의 지원을 금융권에서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채에 의존하거나 자신의 집까지도 담보로 잡혀야 한다.

소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전적으로 자신의 주머니에서 충당해야 한다. 불황이 오래 지속되면 소기업의 돈주머니는 고갈되고 파산 가능성은 높아진다. 더블딥이 도래하면 첫 번째 불황에서 겨우 살아남은 소기업일지라도 두 번째 파고가 몰려오면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 진다.

최근 연구보고서는 영국에서 도산하는 기업의 수가 2007년 16,595개에서 2009년에는 26,443개로 급증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영국의 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로 민간고용의 절반이 소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더블딥이 도래하면 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28%가 도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100만개의 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파산을 의미한다. 남의 나라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참고문헌: Association of Business Recovery Professionals, 'Double dip' danger for small business, 2010; Craig K. Elwell, "Double-Dip Recession: Previous Experience and Current Prospect"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10.

관련이미지

더블딥 곡선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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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발행일 : 2011. 08. 03.

출처

제공처 정보

  • 김철환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Santa Barbara)에서 경제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즐거운 경제학], [환율이론과 국제수지] 등이 있다. 최근에 발표한 논문으로는 "Does Korea have Twin Deficits?" Applied Economics Letters, 2006; "Do Capital inflows Cause Current Account Deficts?" Applied Economics Letters,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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