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기업 62%인 중소기업 임금, 격차 줄여야 청년실업 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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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이 대기업의 62%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대기업 임금은 월평균 501만6705원으로 전년보다 3.9% 올랐지만 중소기업은 311만283원으로 3.4% 상승에 그쳤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대기업의 80% 수준이었던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2009년 65%, 2011년 62.6%로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해진 것이 큰 이유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거래로 인한 압박을 많이 지적하지만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과 경쟁력이 대기업보다 낮아 임금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14년 한국 대기업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이 3만7756달러(약 3976만 원)로 일본보다 39% 많다는 보고서를 냈다. 일본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1.29배인 데 비하면 대기업 임금 수준이 너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임금 격차가 크다 보니 사회적 갈등은 대기업 취업난에 중소기업 구인난, 학력 인플레 유발 등 심각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도 낮은 임금 수준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들어갈 바에야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 준비를 하겠다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 늘면서 청년실업률은 9.5%로 치솟았다. 고실업과 중소기업 구인난의 고용시장 미스매치(부조화)를 줄이기 위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축소는 시급한 과제다.

일본의 중소기업 중에는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기술 경쟁력으로 임금 수준이 대기업 못지않은 ‘작지만 강한 기업’이 적지 않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임금 상승과 병행해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 개편도 필요하다. 경총은 대졸 정규직 초임 3600만 원 이상(고정급)인 기업은 초임을 조정해 그만큼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임금 격차도 줄이자고 제안한 바 있다. 대기업 정규직 귀족노조의 과도한 기득권을 타파하는 노동개혁으로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임금#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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