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수목원은 재래식 우비를 쓴 것 같다고 해서 도롱이벌레라고도 불리는 한국산 주머니나방과 신종 2종을 발견했다. /사진제공=국립수목원
산림청 국립수목원 곤충분류연구팀 노승진 박사와 한남대학교 변봉규 교수는 "한국산 주머니나방과(family Psychidae) 세계 최초로 신종 두 종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주머니나방과(Family Psychidae)는 전 세계 약 241속 1350여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나방류 중에서 비교적 원시적인 계통학적 위치를 갖고 있는 분류군이다.

이러한 주머니나방은 유충시기 다양한 형태의 집을 짓고, 서식하는 독특한 생활사를 갖고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도롱이벌레'라고도 불린다.

또한 주머니나방과 내 일부 원시적인 분류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컷이 날개, 입 구조, 더듬이 등이 퇴화되어 구조가 짧거나 흔적만 있으며, 수컷만이 날개를 가지고 있어 암컷을 찾아 날아다닌다.

우리나라 및 국외 (미국 동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선 주머니나방과 내 일부 종들이 가로수 또는 정원수, 야자수 등에 큰 피해를 준 사례가 있는 해충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국외에선 주머니나방과 유충 주머니집의 다양한 형태에서 착안한 인형, 만화캐릭터 등 정서, 문화 곤충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립수목원 곤충연구실과 한남대학교 연구팀이 공동으로 주머니나방에 대해 연구를 한 결과, 세계적으로 처음 알려지는 신종 두 종(Dahlica (Dahlica) somae Roh & Byun, Dahlica (Dahlica) ochrostigma Roh & Byun)을 찾아냈다.

또한 두 신종 모두 암컷의 경우 날개, 입 구조, 더듬이 등이 퇴화된 단순화된 구조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형태학 및 진화학 관련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를 통해 두 신종에 대한 DNA 추출 및 염기서열을 확보되었고, 이 결과를 이용하여 근연종과의 비교 및 향후 본 종들의 신속, 정확한 종 동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수목원의 곤충분류연구팀 노승진 박사는 "주머니나방과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함에도 불구, 우리나라에는 일본(35종) 대비 13종만이 기록되어 있어, 기초연구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인 'Zookeys(733권 49~64쪽)'에 게재되어 향후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포천=김성운 기자 sw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