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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톡에 신선식품 장착…e커머스 영토 넓힌다

조시영,정석환 기자
조시영,정석환 기자
입력 : 
2018-11-04 17:23:43
수정 : 
2018-11-05 07: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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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머스 인수 나선 카카오

신세계 등 유통공룡과 경쟁예고
쿠팡·티몬 등 기존 업체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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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e커머스 업체 더파머스 인수에 나섬에 따라 e커머스 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신세계·현대백화점·롯데 등 유통 공룡들이 잇따라 '한국의 아마존' 프로젝트에 뛰어든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 최강자인 카카오까지 가세할 경우 국내 e커머스 경쟁 구도가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의 더파머스 인수가 성사되면 쿠팡·티몬·위메프 등을 중심으로 연쇄 인수·합병(M&A)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4일 한 사모펀드(PEF) 대표는 "G마켓·쿠팡 등 기존 사업자에 더해 신세계·롯데 등 오프라인 강자들이 온라인 강화 작업에 나서면서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진입한 상태"라며 "오래 버티는 자가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등장은 체력이 약한 기업부터 쓰러지게 만들고, 결국 업계 전반의 M&A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운영하는 카카오커머스를 분할한 후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과 해외 배송 대행 서비스, 가격 비교 사이트 등을 갖고 있는 코리아센터와의 합병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코리아센터가 상장하면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카카오커머스와 합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식재료 전문 마켓컬리 인수도 카카오커머스의 서비스 다양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게 IB 관계자들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톡을 하다가 마켓컬리 등에서 쇼핑을 하고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마치는 원스톱 서비스를 카카오가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파머스가 운영하는 마켓컬리는 김슬아 더파머스 대표가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론칭한 e커머스 업체다. 창업 전 골드만삭스·맥킨지 등 외국계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한 김 대표는 2015년 5월 마켓컬리 서비스를 론칭했다.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샛별배송' 서비스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 왔다. 특히 고급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등 다른 e커머스 업체가 다루지 않는 신선식품으로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충성도 높은 회원 60만명이 마켓컬리가 보유한 또 다른 경쟁력이다.

현재 e커머스 시장은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거래액 14조원), SK그룹의 11번가(9조원), 7개 회사로 나뉘어 있는 롯데그룹 온라인사업본부(매출 합계 8조원),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 위메프, 티몬(각각 3조원 규모) 등으로 분할돼 있다.

최근에는 백화점·할인점 강자 신세계와 롯데가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섰고, SK그룹 산하 11번가도 대규모 사업 확장에 나서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1일 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e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통합플랫폼 SSG닷컴(쓱닷컴)을 통해 쇼핑에서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FI인 사모펀드 어피니티와 비아르브이(BRV)로부터 1조원 투자 유치까지 끌어냈다.

앞서 롯데그룹도 온라인에 3조원을 투자하고 계열사별로 따로 운영 중인 8개 온라인몰을 통합하기로 했다.

SK그룹도 SK플래닛 산하에 있던 11번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는 한편 사모펀드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기존 티몬·쿠팡 등 e커머스 업체들은 초긴장 모드다. 최저가 마케팅과 할인 쿠폰 등으로 출혈 경쟁을 하면서 대규모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 공세가 더 거세졌기 때문이다. 쿠팡, 티몬, 위메프는 지난해 각각 6388억원, 1185억원, 417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쿠팡의 경우 3년 누적적자가 1조7510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아마존도 8년 적자를 버티고 최후의 승자가 됐다'면서 대규모 투자금 유치로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카카오마저 e커머스 사업에 속도를 내면 예상보다 빨리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의 e커머스 시장 본격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은 돼 왔던 일"이라면서 "하지만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가 결합된 e커머스 비즈니스가 등장할 경우 나머지 업체들이 이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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