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김준태 시장 권한대행 중립적 조직개편 기대했지만
인사팀장 셀프 승진 등 소신없는 행보에 게시판 등 불만 폭주
"죽어라 열심히 일하면 뭐합니까? 요직부서를 차고 앉아 있다가 스스로 진급하는 셀프 승진이 있는데…줄만 잘타면 되는게 파주 공무원의 현실이다. 이게 인사냐"

9일 파주시가 단행한 서기관과 사무관급 인사를 두고 청내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졌다.

시는 이번 인사를 '명부순위와 발탁인사를 통한 안정적 시정운영에 방점을 맞췄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평했지만 현실과 거리가 먼 자화자찬이라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오후 늦게 시는 4급승진과 전보 4명, 5급 승진 및 전보에 1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시장이 궐위된 상태에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준태 부시장의 첫번째 인사였기 때문에 많은 공무원들은 그동안 편향에서 벗어나 공평과 배려를 기대했지만 인사발표 이후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망연자실했다.

우선 시는 진급한 공무원들을 가리켜 '해박한 행정지식과 실무능력을 바탕으로 업무추진능력이 뛰어나다, 소수직렬의 승진을 통해 직렬별 안배와 조직의 화합과 안정을 고려했고 여성인재를 승진함으로써 양성균형 인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자평했다.

김준태 부시장은 "시장부재의 어려운 상황속에서 파주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를 선발하는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인사기준과 달리 공무원 내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특히 인사를 담당했던 팀장의 진급은 직원들로 하여금 '셀프진급'이라는 비난과 함께 좌절감을 주고 말았다.

그가 5~10년 이상된 선배공무원들을 제치고 진급한 것을 두고 인사팀장이 파주시 전체 인사까지 휘두르는 전횡이 만사에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준태 부시장에 대한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부시맨(김준태 부시장을 통칭)이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 잠시 머물다 경기도로 가면 그만인 것을 무책임하게 권한대행의 감투를 쓰고 마치 시장이 된 것처럼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당신의 그릇된 행동이 파주시의 수많은 공무원들에게 비수를 꽂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같은 공무원들의 불만은 공무원노조홈페이지에 쏟아졌다

한 노조원은 이번 인사를 '개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번 인사에 뜻밖의 신동(인사팀장)이 탄생했다면서 그가 대법원 판결로 시장직을 상실한 이재홍씨의 집사노릇을 한 결과 승진으로 보상받은 것 아니냐"고 힐난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이번 인사를 통해 또 다른 충성맨들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이재홍 시장부터 청탁 인사의 시작 점이고 그가(인사팀장)구치소 옥중 결재 받아가며 비위 맞춘 댓가로 사무관으로 승진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전직공무원 A씨도 SNS를 통해 "최초임용일 1980년이 이제서야 과장으로 진급했는데 1994년 임용자가 14년 선배들을 제치고 진급하는 것은 어떤 사피엔스(?)가 결정했을까"라며 김준태 부시장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김준태 부시장은 "향후 단행된 6급이하 인사에도 경력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적극 발굴해 조직의 열량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