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오수역류…'국내 최초 사계절 수로도시' 유명무실
▲ 바닥을 드러낸 김포 한강신도시의 금빛수로.
김포 한강신도시에 인공으로 조성된 금빛수로의 용수공급 일수가 올해 총 78일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나 '사계절 물이 흐르는 국내 최초의 수로도시'라는 말이 무색해 지고 있다.

5일 시에 따르면 올 4월부터 9월까지 금빛수로 등 한강신도시 수체계 운영을 위한 농업용수 공급일은 지난해 96일보다 18일이 짧았다.

지난 7월 갑작스런 폭우로 역류된 오수가 금빛수로로 유입되면서 용수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한강신도시특화시설인 이 시스템은 한강농어촌공사로부터 하루 5600여t의 정화된 한강원수를 공급받아 중개펌프장을 거쳐 32.2㎞의 관로로 한강신도시에 조성된 19.811㎥의 호수공원과 2.7㎞ 길이의 금빛수로, 총 10.5㎞ 길이의 두 곳의 실개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시설이다.

담수용량 11만1332㎥의 이 시설은 2007년 국토부의 한강신도시 실시계획 승인에 따라 LH가 사업비를 부담해 2012년 착공해 2015년 완공됐다.

시는 이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약을 맺고 신도시 사업부지에 있던 기존 농수로를 2012년 외곽으로 이전해 줬다.

그러나 준공 후 시험가동 과정에서 우기철과 벼 수확이 시작되는 9월 중순 이후에는 원수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뒤늦게 확인돼 사계절 물이 흐르는 당초 개발 콘셉트가 주먹구구식으로 구상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간이 농사가 시작되는 매년 4월부터 수확이 시작되는 9월까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제한적 원수 공급으로 인한 용수부족에다 불량시공으로 인한 정체수역에서 원수가 순환되지 못해 준공 후 3년째 여름철만 되면 녹조와 악취로 인한 민원에다 물 공급이 중단되는 기간에는 쓰레기로 뒤덮인 채 흉물스럽게 드러난 바닥으로 주민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또, 가뭄에는 높은 염분 농도로 인한 수질문제에다 농어촌공사의 양수장 기계 고장과 전력비 증가 문제까지 발생해 한강신도시 특화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가운데 시가 농업용수 대신 팔당원수 공급에 필요한 200㎜관 관로매설 등에 필요 사업비(30억여 원) 부담을 조건으로 LH로부터 시설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시민 A씨는 "정체와 누수 구간에 대한 보완조치가 안된 상태라면 적어도 300㎜ 정도는 설치돼야 안정적 수체계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추가 사업비 투입을 감안해 부담액을 높이거나 아니면 LH가 공사 후 시설을 넘겨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계획 중인 관로매설 범위는 고촌상하수도사업소에서 신도시 수처리장까지 13㎞ 구간으로 농업용수를 받게 돼 200㎜ 정도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아직 협의단계일 뿐, 시설인수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포 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