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있어야 일도… 미혼 직원 결혼시켜라” 황우여 ‘미혼 해결 프로젝트’ 왜

송현숙 기자

매달 현황 보고받다가 장관실에 현황판까지 걸어

“미혼자 많은 부서장은 국장 못되게 한다” 농담도

지난주 초 정부세종청사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집무실 벽에 이색적인 현황판이 걸렸다. ‘교육부 직원 미혼자 현황’이라는 제목이 붙은 나무 패널에는 연령별·직급별로 교육부의 미혼자 통계가 표시돼 있다.

사진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20대 11명, 30대 60명, 40대 32명, 50대 2명, 60대 1명…. 휴직·해외연수를 포함한 교육부 직원 615명 중 현재 미혼자는 106명으로 파악돼 있다. 6명 중 1명꼴이며, 미혼 직원 중에는 여성이 79명(74.5%)을 차지하고 있다. 요즘의 만혼 추세를 반영하듯 남녀 모두 30대 이상이 95명으로 압도적이며 최고령자는 남자 60세이다. 직급별로는 5·6급이 27명씩으로 가장 많다.

교육부 관계자는 “황 장관이 ‘간부진은 야근해도 좋은데 직원들은 빨리 결혼시켜야 한다’며 비서실장에게 매달 미혼자 현황을 보고토록 했다”며 “올해 초부터 미혼자 현황표를 책상 위에 두고 있다가 지난 16일 나무 패널로 만들어 장관실에 걸어둔 것도 교육부 전체에 결혼 독려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황 장관은 지난달 중순 실·국장회의에서 “우리부터도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직원이 행복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창의적 문화가 싹튼다”고 말하고, 사석에선 “미혼자 많은 과장은 국장 못 되게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농반진반의 말도 더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장관 집무실 벽면에 걸린 교육부 미혼 직원 현황판. | 교육부 제공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장관 집무실 벽면에 걸린 교육부 미혼 직원 현황판. | 교육부 제공

교육부의 오랜 관행이던 월요일 오전 간부회의도 금요일로 옮겨졌다. 주중에 일을 집중하고 주말엔 재충전하며 살라는 의미다. 이러한 독려 분위기 속에서 교육부엔 3월 직원 2명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고, ‘4월의 신랑 신부’도 몇 건 이어질 예정이다.

황 장관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현황판과 금요 간부회의는) 직원들이 가족과 결혼의 가치에 좀 더 무게를 두었으면 하는 뜻”이라며 “외국 사례를 봐도 출산과 보육, 아이들을 위한 미래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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