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정부대책 0점” 개콘 ‘민상토론’ 결방에 시끌

정희완 기자

한국방송(KBS) <개그콘서트>의 정치·사회 풍자 코너인 ‘민상토론’이 21일 결방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외압설을 제기했다. KBS 그러나 외압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은 진행자(박영진)가 사회 현안에 전혀 관심 없는 두명의 ‘패널(유민상·김대성)’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진행자가 곤란한 질문에 답변을 꺼리는 패널들의 말끝을 잡아 다소 억지스럽게 해석하면서 정치·사회 문제를 풍자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4일 방영된 민상토론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토론 주제로 다뤘다.

KBS 화면 갈무리

KBS 화면 갈무리

유민상씨는 “정부의 대처가 빨랐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인 박영진씨가 “그럼 정부의 위기 대처 방식에 점수를 매겨 달라”고 하자 유씨는 답변을 피했다. 박씨는 “그럼 안해도 된다”고 하자 유씨는 ‘알겠다’는 뜻으로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다.

그러자 박씨는 “0점이란 말이죠”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씨가 당황한 얼굴로 “내가 언제 점수를 줬느냐”고 하자 박씨는 “점수를 주기도 싫다? 뭘 잘했다고 점수를 주느냐?”라고 했다.

박씨가 “다음 중 <컨트롤 타워>는?”이라는 질문과 함께 보기로 ‘①중앙메르스관리대책 본부 ②민관합동 종합대응데스크포스 ③범정부 메르스대책지원본부 ④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제시했다. 이에 유씨는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아, 몰라”라고 말했다. 박씨가 “‘아~ 몰랑’으로 일관하는 정부가 답답하다?”라고 말해 방청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민상토론에서 방청객으로 등장하는 송준근씨는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다”는 말과 함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마스크를 쓴 사진을 들어보였다. 박영진씨가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를 들고 나와 유민상씨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에는 “속이 다 후련하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KBS 화면 갈무리

KBS 화면 갈무리

인터넷미디어협회(인미협)는 지난 15일 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했다. 인미협은 “공영방송 KBS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 및 입장만을 찬양하는 방송을 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21일자 <개그콘서트>에서 민상토론이 빠지자 시청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또 외압받은 건 가요? 풍자하면 다 없애버리고…어휴 공안정치도 아니고”라고 했다. “민상토론만 기달렸는데, 편집인지 아예 안했는지 궁금하네요. 아니면 외압이라도 있었나요?” “청와대에서 전화를 걸어 피디 교체를 언급한 것인가?” 등의 글도 있다. 트위터에도 “개콘 민상토론은 어디로 사라졌나? 정치풍자 개그도 못하는 나라가 돼가는건가…” “공안정치, 보이지 않는 손의 장난”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디어스>는 KBS 측의 말을 인용해 “<개그콘서트>는 매주 아이템 회의를 하는데 지난주 민상토론이 완성도가 많이 부족해 녹화 자체를 안 했다고 하더라. 아이템이 안돼서 결방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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