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도서+교보Only(교보배송)을 함께 1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해외주문/바로드림/제휴사주문/업체배송건의 경우 1+1 증정상품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패키지
북카드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수상내역/미디어추천
총 7장으로 구성하여, 한 비혼모가 자기와 같이 수업을 듣는 동료 학생들에게 특강 형식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트랜스젠더로 사법부에 성별변경을 호소하는 탄원서,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 성소수자 청소년의 성장사 등 하나의 정체성으로 호명되기를 거부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재현된 각각의 이야기마다 반차별운동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해온 활동가들의 글을 한편씩 덧붙였다.
작가정보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적녹보라 의제행동센터 활동가.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임신·출산결정권을위한 네트워크, 성과재생산포럼,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등의 활동에도 참여해왔다. 성과 정치경제, 종교 근본주의와 성-정치, 재생산 정의(reproductive justice) 운동, 적녹보라 패러다임과 글로컬 액티비즘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로는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공저), 『그럼에도 페미니즘』(공저), 『교차성X페미니즘』(공저) 등이 있다.
엮음 인권운동사랑방
저자 인권운동사랑방은 사람다운 삶-세상을 향한 설렘과 사람의 존엄을 짓밟는 현실 사이에서 인권운동을 실천하는 단체이다. 인권의 열망을 무너뜨리려는 질서에 근본적으로 맞서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저항하고 서로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 함께 있고자 한다. 그중 하나의 기획으로 2011년 '변두리스토리 프로젝트 소모임'을 만들었다. 이 책과 함께 프로젝트는 끝나겠지만 나와 당신을 가르는 차별을 넘어설 유쾌한 마주침이 또 다른 자리에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야기를 쓰고 엮은이」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인권운동은 식물성의 저항이 번져나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언 땅에서 풀려날 수 있는 씨앗의 힘과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흔들릴 줄 아는 나무들의 연대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나영정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활동가. 질풍노도의 시기에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을 하게 되어 변두리스토리 프로젝트와 만났다. 차별과 소수자는 끊임없는 회의 속으로 몰아넣는 화두이다. 특권화되지 않고 제도에 포섭되지 않으며 재분배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훈창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걸 좋아한다. 앞뒤가 꽉 막힌 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웃음을 지키고 싶어 인권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주위에 많은 사람이 있어 지금이 참 좋다.
목차
- 추천사
우리 이웃에 당도한 전언ㆍ김영옥 5
책을 내며
이야기를 기다리는 이야기 11
1 어떤 특강 : 승민의 이야기 21
어떤 결핍인가ㆍ몽 33
2 참는 자에게 복은 오지 않는다 : 희수의 이야기 41
정체성은 안내판이자 힌트일 뿐ㆍ김준우 58
3 엄마의 자리 : 수민의 이야기 67
“모든 이주자는 하나의 세계를 통째로 짊어지고 다닌다”ㆍ허오영숙 85
4 세 번의 키스 : 정현의 이야기 91
찰나의 풍경ㆍ김일란 108
5 같음, 불온한 기대 : 타파의 이야기 119
차별과 빈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변주들ㆍ석진 132
6 평범함으로 돌아가는 시간 : 이숙의 이야기 141
경계를 의심하는 반차별 운동으로ㆍ진경 157
7 나에게 온 : 민우의 이야기 165
인간의 자격?, 물음표를 의심하자ㆍ토리 185
8 세상의 중심에서 : 서윤의 이야기 193
“네가 있을 곳을 정해줄게”ㆍ깡통 208
9 내 일, 내일 : 명희, 영석, 영은의 이야기 215
노동과 삶, 그 끝없는 톱니바퀴ㆍ나영 243
10 남은 이야기
일터에서, 우리는 어떻게 만날까ㆍ미류 251
반차별운동은 정체성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ㆍ나영정 265
책 속으로
많은 사람들이 차별은 특정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고유하게 부딪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차별은 사라져야 할 것이지만, 그/녀들에게서 사라져야 할 것이 된다. 나나 너는 차별을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아니고, 오로지 그/녀들이 겪는 어떤 피해가 차별이 된다. ‘우리’의 문제가 아니므로 ‘우리’는 차별을 없앨 수 없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그/녀들이 말한다. 나, 나야, 네가 부른 그/녀가 아니라 너를 부르는 나, 나라고. - ‘책을 내며’에서
이 책은 민족지학적 허구(ethnographic fiction)로서의 글쓰기가 이야기꾼의 말하기를 만났을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독특한 몸체를 지니고 있다. (…) 책에 실린 글은 차별을 겪은 사람들이 ‘들려준’ 삶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글쓴이들은 반차별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다. 이들은 오래오래 고민한다. 선언적 명제가 아닌 감수성의 차원에서 반차별 운동을 펼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차별을 겪는 사람의 느낌을, 몸에 새겨진 그 경험을 그/녀의 삶의 맥락에서 도려내지 않은 채 통합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그/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작은 지진처럼 그들을 흔들고 ‘먹먹하게’ 만들었던 그/녀의 목소리를, 그/녀의 숨결을 살려내는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 삶을 들려주는 이들의 목소리와 글쓴이들의 손이 함께하는 글. 오랜 고민과 여러 번의 실험 끝에 이 책에 실린 글들이 탄생했다. -‘추천사’에서
제가 어떻게 미혼모가 됐는지 궁금하겠죠? 미혼모가 된다? 이 말도 좀 이상하군요. 저는 임신 사실을 알고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고, 아이의 아빠 되는 남자와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이후로 4년째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을 뿐입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고민하게 될 선택의 순간들을 거쳐 온 것이죠. 여러분들이라면 제가 놓였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23쪽
그래도 누군가 미혼모라서 뭐가 제일 힘드냐고 굳이 물어보면 제 대답은 분명해요.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보는 게 싫다. 다른 건 제가 무시해버리니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왜 유독 미혼모나 미혼모의 자녀는 아주 큰 결핍을 안고 있는 사람들인 양 볼까요? 남들이 정상가족이라고 흔히 부르는, 엄마도 아빠도 있는 가족에게는 결핍이 없나요? 무관심, 방치, 폭력, 이런 문제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여러 가지 결핍 중에 하나일 뿐인데,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면, 좀 웃겨요. 저랑 나이가 똑같은 아가씨가 장학금을 받고 졸업했다고 하면, 그건 별 뉴스도 아니죠. 그런데 제가 그랬다고 하면, 정말 장하다고 얘기하겠죠. 세상 모든 엄마들이 공부할 수 있고 장학금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냥 엄마가 아니라 미혼모니까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죠. 그것도 편견 어린 시선이 아닐까요? -30쪽
저는 병원에서 얘기하는 ‘성별주체성장애’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 주체성을 상실한 적이 없거든요. 저는 항상 저의 주체성만은 잃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러면 살아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여성이라는 저의 주체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에서도 이걸 인정해서 저의 법적인 성별을 여성으로 바꿔주기를 요청합니다. -52쪽
그런데 그녀가 가난하고 외로운 삶을 사는 이유가 그녀가 트랜스젠더이기 때문일까요? 그녀가 일찍 집을 나가야 했고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지도, 가족을 꾸리지도 못한 채 여러 차례 수감 생활을 보낸 후 40대 후반의 나이인 현재까지도 빈궁하게 지내는 이유가 그녀의 성별 정체성이 남달랐기 때문만 일까요? 그것이 소위 그녀가 겪는 차별의 ‘근본적 원인이자 단일한 원인’인 게 과연 맞을까요?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습니다. “그녀가 가난하기 때문에 아직 수술과 성별변경을 못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수술을 못하고 법률 상 여자로 공인되지 못한 몸이라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63쪽
새 아빠는 어머니 고향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버지 고향이 미국 캘리포니아인 사람이야. 오히려 자기가 흑인인데 괜찮겠냐고 물었지. 엄마는 전혀 상관이 없었어. 한국 사람이든, 나이지리아 사람이든, 베트남 사람이든지 간에 나라가 아니라 그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엄마는 첫 번째 결혼을 통해서 알게 됐거든. 그리고 생김새 때문에 무시하는 건 엄마도 많이 당해봤기 때문에 더 말할 것도 없지. 엄마는 새 아빠가 한국 사람보다 더 나를 잘 이해한다고 느꼈던 것 같아. -79쪽
정현은 필자에게 자신의 커밍아웃에 대해서 어떤 순서로, 말하자면 어떤 계기와 인과성으로 들려주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정현이 성정체성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생애주기에 따른 ‘키스’라는 성애적 경험으로 들려주었다. 또한 필자는 정현의 경험들이 게이가 된 계기 혹은 게이로서의 자기 확신으로‘만’ 해석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성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성애적 경험은 중요한 경험이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112쪽
지금도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가면 나와 같은 치료를 받는 중고등학생 또래 애들이 보인다. 그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왜 병원에서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게 구는지 알 수 있다. 그 아이가 자신의 장애가 잘못인 마냥 여기게 될까 괜히 걱정된다. 걱정하지 마. 너는 예뻐. 너는 건강해. 너는 그냥 다를 뿐이야. 내가 예쁘다는 말을 기다렸던 그때처럼 그 아이에게 반가운 말을 건네고 싶다. -155쪽
단지 민우가 ‘감염인’이기 때문에 상대를 더 많이 이해해야 한다거나 억울한 부분도 세세히 따져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감염인이 ‘특별한 사람’이 아닌 ‘주변의 흔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필사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감염 여부를 드러내더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여기는 민우의 생각에는 ‘별 문제가 없어야’ 인간으로서의 조건을 획득하고, 차별에 대한 발언권을 얻거나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감염인이 아닌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혹은 자주 ‘인간으로서의 조건’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191쪽
변두리스토리의 주인공들이 ‘차별’이라고 이름 붙여 기억하는 경험은 모두 다르다. 그러나 그 경험들을 조각 맞추듯 이어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보인다. 변두리스토리의 주인공들이 각자 ‘차별’로 지목하는 것과 변두리스토리를 읽는 독자들이 ‘차별’로 읽어내는 것이 다를 수 있는 이유는, 오히려 차별이 우리 모두의 삶에 일관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차별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너무나 막막하고 광대한 세상이지만 거기에서 불현듯 솟아오르는 어떤 사건들은 우리에게 실마리를 준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른 사건을 경험할 뿐이다. ‘사건’으로 기억할 만큼 소화되지 않은 이야기들은, 그러나 사라지지 않고 저마다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배경이 된다. -264쪽
비가시화 된 존재를 드러내고 마주침의 장소에서 서로를 억압하거나 차별하지 않기 위해서 그 곳의 판을 흔들고, 성격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는 것. 닥쳐오는 불운이나 억울한 일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자 했을 때 그것을 목격한 이가 증언자가 되고 그 옆에 자리하는 것. 그리고 그 차별을 정성을 다해 설명하고자 계속 애쓰는 것. 그리고 차별에 대한 법적인 구제의 과정을 사인간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법적인 구제 의미가 사회 관행과 권력을 바꾸어나가는 것을 지향하도록 견인하는 것. 이것이 문제를 보편화하는 방향이 아닐까. -278쪽
출판사 서평
어느새 눈물이 고이다가도 미소가 번지는
이 시대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보낸다!
비혼모, 트랜스젠더, 레즈비언과 게이, 이주자, 청소년과 장애인, 비정규직 노동자…
인권운동사랑방이 소수자들을 만나고 듣고 기록하고 이야기로 재구성하다.
차별이 일어나는 삶의 틈새에서 전송된
다르면서도 닮은 당신과 나, 우리의 이야기
“(이 책은) 차별을 겪은 사람들이 ‘들려준’ 삶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글쓴이들은 반차별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다. 이들은 오래오래 고민한다. 선언적 명제가 아닌 감수성의 차원에서 반차별 운동을 펼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차별을 겪는 사람의 느낌을, 몸에 새겨진 그 경험을 그/녀의 삶의 맥락에서 도려내지 않은 채 통합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 삶을 들려주는 이들의 목소리와 글쓴이들의 손이 함께하는 글. 오랜 고민과 여러 번의 실험 끝에 이 책이 탄생했다.”
- ‘추천사’에서
“며느리가 남자라니, 동성애가 웬 말이냐!”
2007년 참여정부가 내놓은 차별금지법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감자는 차별금지 사유에 적시된 ‘성적 지향’이었고, 이를 삭제하라며 열린 집회에서 등장한 저 문구는 반차별운동 활동가들을 당혹하게 했다.
어떤 사람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신의 성별정체성 때문에 차별받거나 고통 받아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는 ‘동성애 차별금지=동성애 조장=남자 며느리’라는 등식을 통해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반인륜적, 반사회적 주장으로 내몰렸다. 결국 참여정부는 차별금지법에서 성적 지향을 비롯해 출신 국가, 가족 형태, 범죄 경력, 학력과 병력 등 7개 항을 슬그머니 지워버렸고 그럼에도 차별금지법은 만들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7년의 세월이 지나 다시 2013년, 차별금지법과 성적 지향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 어느 말로도 설명할 수 없지만, 그 어느 말로도 설명할 수 있는
차별에 대한 다른 이야기
2007년 그 사건 이후 반차별운동 활동가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많은 언론들은 차별금지법에서 제외된 항목들에 해당하는 차별 피해 사례를 알려달라고 했다. 마치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듯이 누가 미혼모라는 이유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전과자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주문 앞에서 반차별운동 활동가들은 차별 당사자, 소수자를 직접 만날 필요를 절감했고 2011년 인권운동사랑방의 ‘변두리스토리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문 인터뷰어나 생애구술 작업을 업으로 삼는 학자가 아닌 활동가들이었기에 작업은 서툴 수밖에 없었다. 원래는 보고서를 계획했다. 차별의 다양하고 생생한 양상을 드러내고 차별이 이러저러한 문제를 낳으니 “우리 함께 차별에 맞서 싸우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보고서. 하지만 인터뷰 녹취를 풀고 함께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들은 이야기를 다른 이야기의 형식으로 전하고 싶어졌다. 억울하고 불쌍한 사람들, 대중매체에 흔히 등장하는 전형적인 피해자의 사례나 사건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들이 느꼈던 설렘과 먹먹함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하나의 정체성으로 호명되기를 거부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
이야기와 만난 반차별운동
1장 승민의 이야기는 한 비혼모가 자기와 같이 수업을 듣는 동료 학생들에게 특강 형식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인공 승민은 가장 힘든 것이 사람들의 동정어린 시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이는 이른바 정상가족에게는 어떠한 결핍도 없냐고 되묻는다.
2장 희수의 이야기는 트랜스젠더로 사법부에 성별변경을 호소하는 탄원서다. 희수는 자신의 신분증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트랜스젠더들에게 ‘성별주체성장애’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에 대해 자신은 한 번도 주체성을 잃은 적이 없다며 자신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성별을 정정해줄 것을 호소한다.
3장 수민의 이야기는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베트남에서 결혼이주를 한 수민은 한국인 남편과 이혼하고 베트남에서 모셔온 베트남 국적의 엄마와 한국 국적인 딸, 이렇게 다국적 가족을 구성하여 행복한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5장 타파의 이야기는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들어와 가정도 꾸렸지만 결국 공장에서 일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타파를 기억하는 활동가의 회상으로 겉으로만 화려한 다문화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드러내고 있다.
4장 정현의 이야기와 8장 서윤의 이야기는 자신의 성정체성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생애주기에 따른 ‘키스’라는 성애적 경험과 ‘신공’(신촌공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성소수자 청소년의 성장사를 들려주고 있다면 6장 이숙의 이야기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 어떻게 세상과 사회에 때로는 맞서고 때로는 타협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7장 민우의 이야기는 흔히 에이즈라고 불려지는 ‘HIV 감염인’이 목소리를 통해 감염인들의 인권을 위해 차별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들려주며 9장 영석의 이야기는 청소노동자인 명희와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영석, 그리고 청년실업 상태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영은, 세 명을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소설 형식으로 삶의 현장, 일터와 삶터에서 만나게 되는 차별의 문제를 짚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과연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이렇게 재현된 각각의 이야기마다 반차별운동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해온 활동가들의 글을 한 편씩 덧붙였다. 장애, 퀴어, 이주, 성별정체성, 반성매매, 노동 등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이들의 글은 차별이 한국사회의 어떠한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며, 한 개인이 가진 여러 정체성 중에서 하나의 정체성에 갇힌 차별이 아니라 중첩되고 교차하는 정체성 가운데 차별이 놓인 자리를 짚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마지막에 실린 남은 이야기 ‘일터에서, 우리는 어떻게 만날까’와 ‘반차별운동은 정체성을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는 한국사회 반차별운동이 어떤 고민을 중심으로 차별 문제를 대해 왔는가와 함께 앞으로 반차별운동이 풀어가야 할 숙제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다시금 불거진 차별금지법. 반차별운동은 지금 이 순간에도 차별에 대한 법적인 구제 장치를 만드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진정으로 한국사회에서 차별이 없어지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색 중이다. 그 첫 출발인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를 수신하고 전송하는 것이다.
이ㆍ어ㆍ말ㆍ하ㆍ기. 그/녀의 삶은 이렇게 우리에게 전송되었다. (…) 모든 글에서 우리는 내 귀를 가볍게 두드리는 전언을 만나게 된다. 내ㆍ게ㆍ수ㆍ신ㆍ된. 이제 ‘나’는 그 전언이 꼭 짚어서 바로 ‘나’를 향한 것임을 인정해야 하고,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야 한다. 언젠가 내가 보낸 전언을 향해 귀를 열 나의 이웃, 당신을 위해서라도.
- ‘추천사’에서
■ 추천사
한겨울 등 뒤로 누군가 눈 조각을 집어넣는 느낌이다. 파격적인 말 걸기를 시도한 책이다. 그렇게 말 걸어온 이들은 피해자나 불행한 자로서가 아니라 살아갈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주변을 맴도는 듯하다. 중심에 꽂히는 삶의 이야기들, 이건 다르면서 닮은 우리 모두의 삶의 이야기다.
-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차별’이라는 말은 일반화되지 않는다. 차별이 일어나는 그 모든 삶의 틈새들 속에서 저마다 고유하고 강렬하게 오직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간다. 차별당하는 변두리 삶 속에 곡진하게 엎드려 있는 이 책속의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어느새 눈물이 고이고 미소가 떠오르기도 한다. 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차별의 상황을 성찰하는 것과 동시에 일어난다. 이것은 인간의 총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가장 적극적인 자세 중 하나다. 나와 너는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살아 있는 몸에 피가 흐르듯 실개울 같은 이야기들이 흐른다. 귀 기울여 더불어 함께 듣다보면 이 이야기들 낱낱이 세상을 향해 따뜻한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김선우 시인. 소설가
차별을 철폐하려면 소수자들의 집단적 연대가 필요하지만, 결국 ‘집단’이 아닌 ‘개별적 주체’로서 다시 등장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개인사를 가지고 있는 개별적 주체들이 세상을 향해 특별한 말을 건네며, 어쩌면 가장 급진적일 수 있는 실천을 감행한다.
-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기본정보
ISBN | 9788997889204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4월 19일 |
쪽수 | 280쪽 |
크기 |
140 * 210
* 20
mm
/ 37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리뷰 종류별로 구매한 아이디당 한 상품에 최초 1회 작성 건들에 대해서만 제공됩니다.
판매가 1,000원 미만 도서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리뷰는 1인이 중복으로 작성하실 수는 있지만, 평점계산은 가장 최근에 남긴 1건의 리뷰만 반영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문장수집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