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개선 조짐에도 지역업계 실적 '부진'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지역의 관광 및 유통업계 피해가 상당한 가운데, 최근 한·중 관계 개선 조짐에도 관련 산업 피해는 여전하다는 반응이다.

28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416만9353명으로 2016년의 806만7722명보다 48.3% 줄었다.

한국은행은 중국 관광객이 유발하는 실질 부가가치를 1인당 약 1300달러로 추산, 지난 1년간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피해 규모를 약 6조원가량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해 11월 중국 일부지역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지만 한 번 급감한 중국관광객은 쉽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올해 들어 일부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다음달부터 중국에 신규 취항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단체비자 제한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단체관광객 수요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FSC(대형항공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33개노선, 1만3200여편)으로 중국 하계 스케줄을 유지할 계획이다.

선박을 통한 관광 수요도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인천항만공사와 인천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의 크루즈는 사드여파로 76척 중 59척이 기항을 취소, 여객수는 2016년 16만5088명에서 2017년엔 2만9906명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2017년의 경우 1분기까지 1만3858명을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1만2256명, 3분기 3475명, 4분기 317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한·중 카페리의 여객 수도 2016년 92만391명에서 지난해 60만359명으로 34.8% 감소했다.

연간 50여개에 달했던 인천시의 기업회의 및 인센티브 관광 유치 실적은 2017년 3월 이후 전무한 실정이다.

방한단체관광객의 비자발급이 전면 금지되면서 그동안 논의됐던 기업회의마저 무산됐고, 추가 유치가 확정된 것도 없다.

이 기간 동안 인천의 관광식당, 버스, 펜션, 면세업 등 관광편의시설업은 2017년 1분기 182개에서 2018년 1월 말 145개로 급격히 줄었다.

특히 관광식당의 경우 143개에서 96개로 감소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주요 행선지인 엔타스 시내면세점은 지난해부터 긴축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드보복 피해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타국 관광객까지 타깃을 확대, 올해 10월 인천공항과 가까운 영종도로 사업장을 옮길 예정이다.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재 유통·제조업계도 침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천 화장품의 대중 수출은 올해 1월 들어 전년보다 92.4% 증가한 4609만7000달러를 달성하며 사드 회복국면에 돌입하는 듯 했다.

그러나 2월엔 2474만7000달러로 전년 대비 -37.7%를 기록, 중국 화장품 수출에 대한 개선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화장품 공동브랜드 어울도 사드보복 이후 중국과의 대규모 수출 계약이 수차례 잠정 보류됐다.

한·중관계 해빙 조짐 이후 현지 판매는 서서히 회복 중이지만 국내 매장을 통한 판매는 관광객 감소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업계 피해는 상당했고, 일부 회복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당분간은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