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새정치 ‘6개월 구원투수’된 문희상 비대위원장 “쓰레받기라도 들고 서 있겠다… 배 가라앉는 것부터 막고봐야”

구혜영·심혜리 기자

무계파·위기관리 능력 장점

비대위 성격·전당대회 룰 등 당내이견 조율·대외협상 주목

위기의 새정치민주연합 ‘구원투수’로 문희상 의원(69)이 재등장했다. 불과 1년여 만에 다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존립을 걱정해야 할 만큼 벼랑에 몰린 새정치연합을 6개월간 이끌게 됐다. 갈라질 대로 갈라진 내분을 수습하고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과제가 그 앞에 놓였다. 하지만 문 위원장 합의 추대 자체가 철저히 계파 타협의 결과란 점에서 ‘맹물 비대위’로 머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 위원장은 18일 비대위원장 후보 추천기구인 당 상임고문단·전직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 연석회의에서 사실상 단독 후보로 추대됐다. 당초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도 유력후보로 거론됐으나 고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문희상 의원(오른쪽에서 네번째)이 1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박영선 원내대표 및 상임고문들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문희상 의원(오른쪽에서 네번째)이 1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박영선 원내대표 및 상임고문들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위기의 새정치 ‘6개월 구원투수’된 문희상 비대위원장 “쓰레받기라도 들고 서 있겠다… 배 가라앉는 것부터 막고봐야”

새정치연합이 ‘문희상 비대위’를 택한 것은 붕괴 직전인 현재 당 상황과 무관치 않다. 문 위원장은 지난 18대 대선 패배 이후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았고 5선 중진 의원으로서 풍부한 정치 경륜을 갖고 있다. 특정 계파에 치우쳐 있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신임 비대위원장은 당 혁신과 계파 극복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세월호특별법 제정에 힘쓸 것”이라고 브리핑했다.

하지만 ‘문희상 비대위’가 순항할지는 불투명하다. 사실상 중간관리자에 불과한 문 의원이 리더십 위기, 혁신 불능, 수권 부재가 동의어로 취급될 정도로 망가진 새정치연합을 추스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장 전당대회 룰 공방이 빚어졌다. 유 수석대변인이 “오픈프라이머리 등의 공천 제도를 실현하겠다”고 밝히고, 이해찬 상임고문이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를 당원으로만 뽑으면 안된다”며 당헌당규 개정 필요성을 제안한 것이다.

비대위 성격을 둘러싼 이견도 나왔다. 관리형 비대위를 합의한 상태에서도 문재인 의원은 “당이 혁신을 포기하거나 (혁신 요구를) 누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1년여 만에 또 독배 들었다.

“어젯밤 당 원로들이 한 시간 단위로 전화해서 맡아달라고 설득했다. ‘쓰레받기라도 들고 서 있겠다’는 심정으로 맡았다.”

- 비대위 구성 원칙은.

“내부가 맡되 계파별, 초·재선별로 안배하는 식은 안된다.”

- ‘문희상 비대위’의 역할은.

“빠른 시간 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혁신실천위를 구성해 일주일에 한 가지라도 실천하려고 한다.”

- 계파 갈등 문제의 해법은.

“무신불립 화이부동이다. 배 위에서 싸우면 선장이 된들 무슨 소용이냐. 배가 가라앉는 것부터 막고 봐야 한다.”

- 원내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법 처리, 정기국회 대처를 위한 큰 뼈대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마무리짓게 도와주겠다. 그러고 나서 박 원내대표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 늦어도 9월29일까지는 모든 게 정상화돼야 한다. 다음주 월요일(22일) 의총 직후 새누리당에 당 대표회담을 제안할 것이다.”

- 세월호특별법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지금은 정치가 없고 통치밖에 없다. 유신 직전 직후 같은 분위기다. 대통령이 세월호 가이드라인까지 주는 게 말이 되나. 대통령이 처음 약속한 대로만 해도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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