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학생 246명 전원 ‘제적’

경태영 기자

단원고 “신입생 입학·재학생 진급으로 학적 유지 어려워”

유족들 “명예졸업이라더니”…실종학생 4명은 유급처리

9일 세월호 유족인 정성욱씨가 공개한 나이스(NEIS) 캡처 화면에 “제적상태 학생의 경우 생활기록부 발급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떠 있다 .    연합뉴스

9일 세월호 유족인 정성욱씨가 공개한 나이스(NEIS) 캡처 화면에 “제적상태 학생의 경우 생활기록부 발급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떠 있다 .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246명이 전원 제적처리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실종학생 4명은 유급 처리됐다. 세월호 희생학생 유족들은 단원고를 방문해 해명을 요구했다.

단원고는 지난 1월21일 ‘세월호 참사 희생(실종)학생 학적처리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경기도교육청에 보냈다. 단원고는 이 공문을 통해 “2016년 개학 이전에 세월호 참사로 희생(실종)된 학생들의 학적을 제적처리 하고자 한다”며 “관련 법령을 검토, 지침을 빠른 시일 내에 시달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원고는 그 사유에 대해 “2016학년도 신입생 입학 및 재학생 진급으로 학적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학적처리(학년 과정의 수료 또는 졸업 인정)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고 회신했다. 이후 단원고는 희생학생 246명은 전원 제적하고 실종학생들(4명)은 유급 처리했다. 희생학생 유족들은 “명예졸업을 시켜준다고 하더니 유족들 몰래 희생학생들을 지워낸 단원고의 행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희생학생 유가족 정성욱씨는 “사망한 희생학생을 제적처리 하려면 최소한 유족들에게 사망진단서라도 받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세월호 희생학생들은 단원고에서 증발해 버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단원고 관계자는 “아직 공식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생활기록부 제적처리가 유가족과의 사전 협의 과정 없이 진행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유가족에게 정중히 사과한다”며 “앞으로 학교 측과 긴밀히 협의해 원만히 처리해 나가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경기도와 도의회, 경기도교육청, 4·16가족협의회, 단원고 등 7개 기관·단체 대표는 이날 오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희생학생들이 사용하던 단원고 기억교실(존치교실) 이전 문제의 사회적 합의를 담은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다만 기억교실을 안산교육청으로 이전하는 시기와 방법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