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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2015년부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 마을공동체, 비영리 법인 등 3개 이상의 조직이 모인 협동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동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화 사업'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 그 걸음을 쫓아가 보았다. [편집자말]
양주에 있는 마을기업 '천생연분마을'을 찾아 나선 것은 12월 5일이다. 미세먼지가 태양을 완전히 뒤덮어 포근한 기온인데도 몸이 자꾸만 움츠러드는 날씨였다.

천생연분 마을은 마을 이름이면서 동시에 마을기업 이름이기도 하다. 마을 이름을 따서 마을 기업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지난 2012년 '천생연분마을 영농조합법인'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그 다음해에 행정자치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인증 받으면서 재정 및 컨설팅, 홍보 등을 지원 받았다. 전체 60여 가구 절반이 넘는 33가구가 영농 법인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통일로 나들목에서 의정부, 양주방면으로 시골길을 10여분 달리자 넓은 평야에 비닐하우스들이 밀집된 화훼단지가 나왔다. 그 화훼단지 끝자락에 천생연분마을이 있었다. 여느 농촌마을 정경하고 그다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가을걷이가 끝난 농촌은 조용했다. 휑하니 넓은 야외 체험 공간에는 바람만 몰려다니고 있었다.

천생연분마을 연축제가 열리는 연단지와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보화센터
▲ 양주천생연분마을 천생연분마을 연축제가 열리는 연단지와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보화센터
ⓒ 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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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마을'을 방문한 이유는 이 기업이 '메루 사회적 협동조합', 로컬푸드 마을기업인 '뜰안에 행복', 양주시 '농촌 관광 연구회'와 함께 진행한 협동화 사업인 농촌체험과 사회적 경제 육성을 위한 윈윈-네트워크 구축사업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다. 지난 7월부터 실행에 들어간 이 사업에서 마을기업 '천생연분마을'은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박희준 천생연분마을 사무국장이 기자를 맞았다. 우선 '농촌체험과 사회적 경제 육성을 위한 윈윈-네트워크 구축(아래 농촌체험 네트워크)'이란 굉장히 긴 이름의 사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농촌체험을 하는 기관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지역자원을 최대한 연계 활용해서 사업을 좀 더 잘해 보자는 것입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기업이나 단체는 모두 농촌체험 사업과 관련이 깊어요. '뜰안에 행복'은 로컬푸드 마을기업이고, '메루 협동조합'은 누에고치, 목화 등 무명체험을 주로 하는 조합입니다. 농촌관광연구회'는 소규모농장주들 모임이고요. 농촌 체험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농촌을 알게 하고 그러면서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 하는 사업입니다."

멀리 가려면 손잡고 함께 가야 한다

양주 ‘농촌체험과 사회적 경제 육성을 위한 윈윈-네트워크’사업을 설명하는 박희준 천생연분마을기업  박희준 사무국장
▲ 천생연분마을기업 사무국장 박희준 양주 ‘농촌체험과 사회적 경제 육성을 위한 윈윈-네트워크’사업을 설명하는 박희준 천생연분마을기업 박희준 사무국장
ⓒ 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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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무국장은 곧바로 지금까지 진행한 '협동화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농촌 체험 코스 짜는 일에 몰두했어요. 농촌체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거든요. 코스가 곧 상품이기 때문이죠. 이 상품 개발을 위해 마을과 농장, 관광지까지 모두 현장 답사를 했어요. 그 전에 자료집 검토하면서 관계자들과 전화 인터뷰도 진행했고요.

양주시는 땅이 굉장히 넓어요. 그래서 4개 권역으로 나눴고, 권역별로 체험형과 체험·교육형으로 또 분리했어요. 관광지는 따로 분리했고요. 그러니까 하루에 체험형과 체험·교육형, 관광지까지 모두 돌 수 있도록 코스를 짠 거죠. 이 코스에 참여하면 하루에 적어도 세 곳을 다녀갈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색다른 체험은 기본이고 주변의 다양한 볼거리는 덤입니다.

이 코스로 당일 패키지 프로그램을 기획한 뒤 다양한 층을 대상으로 일곱 차례의 시범운영을 진행했어요. 참가자들 만족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특히, 체험장을 제공한 소규모 농장주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이게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거든요. 협동화사업 덕분에 가능한 거죠."

박 사무국장이 몸담고 있는 마을기업 천생연분은 현재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이 기업에서 하는 '연 축제'는 이미 5년간이나 성공리에 진행됐다. 지난 9월 5~6일 이틀간 진행한 축제에 1500여 명이 몰렸으니 지역 축제로 완전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다. 당시 진행한 연꽃가마퍼레이드와 연음식 경연대회는 농촌축제의 진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참여형 축제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사무국장은 "솔직히 천생연분 사업만 해도 버거울 때가 많다"고 운을 뗀 뒤, 협동화 사업에까지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덩치가 커지면 일도 늘어나고 그러다 보면 책임과 의무가 커질 것이라는 부담감도 없지는 않았어요. 그럼에도 협동화 사업을 진행한 것은 '그래도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양주시가 모두 함께 가야 하잖아요. 이런 생각을 담고 일을 진행하면서 참 기뻤던 순간은, 소규모 농장주들의 반가운 시선을 느낄 때였어요. 그 눈빛을 보면서 협동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7차례의 복합형 체험을 실시한 윈윈-네트워크 사업
▲ 윈윈- 네트워크사업 7차례의 복합형 체험을 실시한 윈윈-네트워크 사업
ⓒ 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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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사무국장은 농촌체험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을 설명했다.  

"농촌체험 주 참가대상은 유아와 초·중학생이었어요. 협동화 사업으로 규모가 커지고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드는 생각이 가족 단위 참가와 성인들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활용 가능한 자원을 찾아 이를 데이터로 구축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현재 구상중입니다."

농촌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기존 방식의 농업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이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등이 농촌 체험 같은 사업에 정성을 쏟는 이유다. 양주에서 하는 협동화 사업을 취재하며 무너지는 농촌을 되살리는 길에 사회적 경제가 있음을 강하게 느꼈다.



태그:#경기따복공동체, #양주시 농촌체험, #양주윈원-네트워크, #천생연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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