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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계는 쪼그라드는데 늘기만 하는 기업소득

가계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기업소득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국민총소득(GNI)에서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009~2013년 평균 2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회원국 평균치보다 7%포인트가량 높았다. 이 비중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3.9%에 그쳤다가 이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 비중은 72.8%에서 61.2%로 줄어 소득의 기업 쏠림 현상이 깊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소득이 늘어난 기업에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 정부와 대기업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법인세 비중이 OECD 평균보다 0.6%포인트가량 높다며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논리를 고수한다. 그러나 기업소득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부자 기업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이다. 기업소득을 감안하면 법인세율을 인상할 여지는 충분하다. 기업소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은 번 만큼 세금을 내지 않아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그 결과 국내 100대 기업은 현금성 자산 213조원을 포함해 809조원에 이르는 사내유보금을 쌓을 수 있었다.

가계소득 비중 하락은 최근의 심각한 내수 부진을 불러왔다. 대책은 고용과 소득을 확대하는 것인데, 기업소득이 가계로 원활하게 흐르도록 법인세율을 높여 분배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 또한 처방이 될 수 있다. 정부는 37조원 적자로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 쓸 곳은 많은데 세금을 더 걷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언제까지 부자와 대기업의 눈치를 보면서 증세 논의를 회피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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