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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역사교과서 집필진 신뢰성 재점검 계기되길

송고시간2015-12-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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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선정된 한 고교 교사의 중도사퇴로 집필진의 신뢰성 문제가 도마 위에 다시 오르고 있다. 서울의 한 상업고교에 재직중인 이 교사는 최근 학교 교원들에게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교사가 해당 학교에서 9년간 '상업' 관련 교과를 가르치다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사' 교과도 함께 맡았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는 이 교사의 담당 과목이 '상업'으로 소개돼 있기도 하다. 역사를 가르친 지 불과 9개월여 된 교사가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키로 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논란이 일자 10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교사가 자신으로 인해 교과서 편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사편찬위 관계자는 이 교사가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 고대사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면서 "가르치는 과목과는 상관없이 전문성이 충분하다고 보여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설명에 수긍할지는 의문이다. 교사들을 집필진에 포함시킨 것은 일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직접 한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교과서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라는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9년간 상업 과목을 가르치고 올해 들어서야 한국사 과목을 함께 가르치기 시작한 교사까지 집필진에 참여시킨 결정은 논란을 일으킬 만한 일로 보인다.

역사교과서 집필진은 47명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논란이 된 교사가 사퇴하면 46명이 된다. 집필진 중 그동안 공개된 사람은 이화여대 신형식 명예교수 단 한 명뿐이었다. 나머지 집필진은 '집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당분간 집필진을 비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교육부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깜깜이 집필'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두고 우리는 국론이 두 쪽 나는 듯한 홍역을 치렀다. 앞으로 새로운 교과서가 나온 뒤 논란을 그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공정한 집필 기준과 전문성이 충분한 집필자의 참여가 필요조건일 것이다. 국사편찬위는 오는 15일 편찬 기준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이 다시 한번 집필진의 신뢰성에는 혹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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