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로 ‘시린 이’ 치료… 해수부, 세계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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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물 ‘갈산’ 이용 실험 성공
치과용 치료 소재로 시판키로

멍게에서 추출한 ‘갈산(Gallic acid)’을 소재로 시린 이(치아)를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해양수산부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해수부는 17일 ‘해양 섬유 복합소재 및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기술개발’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황동수 포스텍 교수팀이 멍게의 상처 회복 원리를 활용해 시린 이 치료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멍게는 염분과 조류에 둘러싸인 바닷속에서도 상처 난 조직을 잘 붙일 수 있는 접착 물질인 갈산 덕분에 수 시간 내에 상처를 회복할 수 있다.

연구진이 이 같은 원리를 토대로 멍게에서 추출한 갈산을 넣어 만든 소재를 치아에 실험한 결과 5분 만에 치아 코팅 효과가 나타났다. 또 타액의 칼슘 성분과 결합해 골(骨) 성분을 생성, 손상된 치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효과도 확인했다.

현재 시린 이 치료에는 칼륨 이온이 포함된 치약으로 일시적으로 시린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법, 노출된 치아 하단부를 코팅해 외부자극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레진 도포법이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치약은 통증 완화 효과가 일시적이고, 레진 도포법은 칫솔질이나 음식 섭취 과정에서 코팅이 벗겨지는 단점이 있다.

해수부는 이번 개발로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린 이 치료의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시린 이 관련 시장은 연간 710억 원 규모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전량 해외에서 고가로 수입되고 있어서 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을 이끈 황 교수는 “갈산은 멍게뿐 아니라 나무껍질이나 차(茶) 등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올해 치과용 재료 벤처기업 ㈜베리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치과용 치료 소재로 개발한 뒤 시판할 예정이다. 시린 이 치료용 치약으로도 개발하기 위해 치약제조업체와 기술 이전도 협의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