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물러나겠다” 박 대통령에 사의 표명

유정인·박순봉 기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65)가 20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27일) 이후 이 국무총리의 사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총리의 사의 표명 사실이 맞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도 이 총리의 사의표명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20일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뒤 입을 꽉 다문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20일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뒤 입을 꽉 다문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총리가) 사퇴를 결심하고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1일 이 총리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국무회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주재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앞서 이날 이 총리 거취와 관련해 박 대통령 귀국 전 ‘자진 사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사실상 ‘자진 사퇴’ 촉구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 총리의 잇단 말 바꾸기 논란으로 인한 여론 악화, 여당 내 사퇴 요구 확산, 새정치민주연합의 해임건의안 추진 등 3중 압박에 ‘대통령 귀국 후 결정’이라는 당초 기류에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 귀국 때까지 미뤄뒀다간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전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현장 선거대책회의를 마친 뒤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교환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총리의 27일 전 사퇴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 것은 사실”이라며 “어떤 결정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이 총리 사퇴 시점이 ‘빠를수록 좋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의 해명이 ‘말 바꾸기’ 의혹으로 번져 총리직을 수행할 신뢰를 이미 잃었다는 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조기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이 총리는 여당으로부터도 ‘결단’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다. 초·재선 모임 ‘아침소리’는 “이 총리는 대통령이 귀국하시기 전에 거취에 대한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국정 2인자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전 경기 성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정한 수사와 국정공백 최소화를 위해 총리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1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모아, 이를 본회의에 공식 보고할 계획이다.

이 총리는 오는 23일 참석하기로 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식에도 불참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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