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타벅스에 안방 내준 토종 프랜차이즈…가맹사업의 한계?
[ 김아름 기자 ]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커피 공룡’ 스타벅스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에도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성장세는 꺾인 지 오래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앤제리너스커피, 카페베네, 이디야,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등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상위 5개사는 지난해 총 4011개 매장에서 매출 5871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는 720개 매장에서 61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5개 토종 프랜차이즈들의 매출을 모두 합해도 스타벅스보다 300억원이 적다. 반면 매장 수는 다섯 배가 넘는다.

매장당 매출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매장 1개당 연매출 8억5700만원을 기록하는 동안 5개 토종 프랜차이즈는 1억4600만원에 그쳤다. 소규모 점포가 많은 이디야를 제외하더라도 1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토종 프랜차이즈 중 매장당 매출이 2억원을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탐앤탐스가 1억9800만원으로 그나마 근접했을 뿐이다.
[이슈+] 스타벅스에 안방 내준 토종 프랜차이즈…가맹사업의 한계?
100% 직영 체제로 운영되는 스타벅스는 가맹사업을 벌이고 있는 토종 프랜차이즈에 비해 대형 매장이 많다. 가맹점에 비해 직원 숙련도가 높아 다른 브랜드보다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직영 체제인 스타벅스의 장점이다.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상위 7개 커피전문점 중 매장 접근성과 직원 서비스, 서비스 감성체험, 맛 등 4개 항목(총 8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가격 점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전체 1위를 이디야에 내줬지만 품질 면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수한 품질 관리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직영 시스템의 장점”이라며 “스타벅스가 상권이 작은 ‘동네커피 구역’에는 입점하지 않고 있어 평균 점포 규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토종 브랜드들이 출점제한에 묶이면서 성장동력을 잃은 것을 주 원인중 하나로 보고 있다. 토종 브랜드들이 출점제한에 걸린 사이 스타벅스는 인구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연 100개 이상 늘리면서 몸집을 불렸다는 것.

토종 브랜드 중 출점 제한에 묶이지 않는 이디야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다른 프랜차이즈들 역시 매장을 늘릴 여력이 있음에도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1999년 1호점 오픈 후 100호점까지 5년, 200호점까지 3년 걸렸지만 최근 2년간은 매년 100개 이상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인구밀집지역에 많은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명동역을 중심으로 시청, 을지로입구 인근에만 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구역에 앤제리너스는 7개 점포를 확보했을 뿐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들이니만큼 매출은 늘지만 그와 비례해 임대료 역시 높다.

스타벅스가 이윤보다는 매출 확대를 위해 임대료가 비싼 ‘명당’들에 매장을 유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임대료가 비싸 매장을 철수한 자리에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가 입점하고 있다”면서 “임대료가 비싼 곳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임대료가 비싸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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