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한국군 성폭력 사과 요구 미국 전 의원은 일본의 로비스트"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2015. 10. 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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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의 전시하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청원 운동을 하는 놈 콜맨 전 상원의원이 일본 정부가 고용한 로비회사에 소속된 로비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이날 경향신문에 콜맨 전 의원이 워싱턴의 로비회사 호건 로벨스에 고용돼 있으며 이 회사는 주로 일본 정부를 위해 로비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이전트등록법(FARA)에 따라 공개된 계약서를 보면 호건 로벨스는 지난 4월30일 주미 일본대사관의 로비 업무 계약을 수주하며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주장과 정책 문제들(claims and policy matters relating to World War II)”에서 일본 대사관에 조언하고 대변한다고 돼있다. 호건 로벨스의 웹사이트에는 콜맨 전 의원이 고용된 로비스트로 등재돼 있다.

콜맨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 중이던 지난 15일 ‘베트남의 목소리’라는 단체가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연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의 전시하 성폭력 문제 관련 기자회견에 동영상 전화로 참가해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베트남의 목소리’ 신디 응우옌 사무국장이 15일 오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군에 의해 강간 피해를 입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시 그는 “2001년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과했을 때 당시 야당 부총재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그 성명을 비판했다”면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아버지의 군대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조직적인(systematic) 폭력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미국의 동맹국가로서 미국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보냈는데, 당신이 말하듯이 ‘조직적인 범죄’라면 그 범죄에 미국 정부도 연루돼 있다고 봐야 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계기에 한국군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다. 조직적이라는 말이 그렇다면 ‘광범위한(widespread)’이 더 나은 용어일 수는 있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이 급조된 듯한 인상을 주면서 일본 정부가 작업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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