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사고 여파에 선주들 한숨
"이제 낚싯배 영업은 끝났다고 봐야죠. 세월호 여파 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

4일 오전 11시 인천 남항유어선부두. 추운 날씨로 가뜩이나 한산한 부두 일대에는 자물쇠로 굳게 닫힌 낚싯배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문이 열린 한 가게 안에서는 선주와 업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3일 발생한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로 낚싯배 영업에 큰 타격이 올 것을 우려했다.

실제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예약이 70% 가까이 취소된 상태다. 이번 사고 영향으로 그나마 겨울 중 물 때가 좋은 다음 주 주말에도 출조를 오는 낚시꾼들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주들은 "사실상 낚싯배 영업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선주들이 받은 타격은 컸다. 일부 선주들은 문을 닫고 부두를 떠났을 정도다. 어선 관리와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1억여원의 돈을 들여 배를 수리한 선주들도 있었다.

한 선주는 "1년간 번 돈을 그대로 쏟아 부어 배를 수리했더니 또 사고가 터져버렸다"며 "없는 살림에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투자했는데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연안부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선주들은 겨울철 영업이 더 이상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안부두 인근에 위치한 해양유선낚시 관계자는 "예약이 줄지어 취소되고 있다"며 "주변 선주들도 다들 매출을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낚시꾼들을 태워 출조하는 곳은 남항부두와 연안부두, 동구 만석부두 등이 있다. 남항부두에서는 유선과 어선을 포함한 30여척의 낚싯배가 영흥도 등으로 출조를 나가곤 했다.

남항부두에서 46년간 낚싯배를 운행한 선장 김모(70)씨는 "당분간 가족들이 바다에 못 나가도록 말릴 게 뻔하다"며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들 인지하면서도 큰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