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자 윤씨 “돈 전달했냐” 확인하는 성완종과 대화 녹취
녹음파일 검찰에 제출 계획… 야당, 증거인멸 우려 제기도
홍준표 경남지사(61)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정황이 점점 구체성을 띠고 있다. 홍 지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홍 지사의 증거인멸 우려까지 제기됐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직전인 지난 9일 2011년 6월쯤 윤모씨를 통해 1억원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경향신문 4월11일자 1면 보도). 전달자로 지목된 윤씨는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 2010년과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준표 의원 캠프에서 일했다.
17일 성 전 회장 측근의 말과 한국일보 보도 등을 종합하면, 성 전 회장은 2011년 6월 서울 여의도 M호텔에서 자금 지원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씨가 경남기업으로 찾아가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받았다. 이튿날 윤씨는 국회 의원회관 707호의 홍 의원실을 찾아 쇼핑백을 전달했다. 성 전 회장은 홍 지사에게 “한 장 잘 받으셨냐”는 확인전화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성 전 회장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투병 중인 윤씨를 찾아갔다. 성 전 회장은 “건넨 돈을 홍씨에게 전달한 게 정말 맞느냐”고 물었고, 이에 “회장님도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까”라는 윤씨의 답변을 들었다. 윤씨는 이 당시의 대화를 녹음했으며, 이 자리에 동석한 이모 경남기업 부장도 이 장면을 목격했다. 윤씨는 자신이 ‘배달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녹음파일을 검찰에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확인전화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부인했다. M호텔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우리 일정표를 보면 나온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홍 지사가)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검찰의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