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상인들 외에는 인적 드물어 '썰렁'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문의전화 늘어 '후끈'
▲ 31일 오전 남동구 모래내시장. 연일 지속된 한파로 전통시장 내 분위기가 한적하다.
연일 지속되는 한파에 지역 유통업계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날씨에 민감한 전통시장은 한적한 상황이 연출되는 반면, 대형마트는 추위를 피해 장을 보려는 손님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31일 오전 10시 인천 남구 신기시장은 지난주부터 이어지는 맹추위로 상인들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상인들은 얼어붙은 채소를 골라내다 장사를 접는가 하면, 수산물 코너에는 생물로 가져온 생선이 얼어붙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소망야채를 운영하는 김성열(55)씨는 "야채가 얼어 하나 하나 비닐로 옷을 입혔다"며 "단골 때문에 문은 못 닫고 지난주부터 얼어서 버린 야채로 피해가 상당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장 내에는 공동 수도관이 얼어붙어 쉬고 있는 가게가 속출했고, 일부 상인들은 인근에서 물을 겨우 빌려다 쓰기도 했다.

옥수수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교윤(62)씨는 "33년 장사하며 수도관이 이렇게까지 동파된 건 처음"이라며 "날씨가 추워 장사하는 사람들도 힘이 드는데 손님들이 오겠는가. 요즘같은 땐 장사하기가 너무 힘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남동구 모래내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간이난로에 추위를 녹이는 상인들 외에는 시장을 오가는 인적이 드물었다.

평소엔 이미 가득 찼을 공용주차장이 텅 비었고, 화장실은 동파로 사용을 금하는 안내문까지 붙어 있었다.

반면 오전 11시 이마트 연수점에는 식재료와 각종 생활용품을 사러나온 고객들이 편안하게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주부 손모(33)씨는 "평소 집앞 전통시장을 이용하다 날씨가 너무 추워 마트를 찾았다"며 "날이 완전히 풀릴 때까지 시장은 엄두도 못낼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상품을 담당하는 온라인 부서는 장을 보러나오지 않고 집에서 물건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마트 연수점 온라인몰 관계자는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가 정해져 있어 증감을 따지긴 힘들지만 최근 한 주간 주문이 조기 마감되고 문의전화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