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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공천' 흔들리나…김무성-이한구 신경전 고조

송고시간2016-02-0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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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식 공천' 흔들리나…김무성-이한구 신경전 고조

사진은 이한구(왼쪽)공천관리위원회의 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은 이한구(왼쪽)공천관리위원회의 수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李 "시원찮은 사람 잘라내야" vs 金 "공관위는 관리만 가능"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신영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명운을 걸고 추진해온 상향식 공천 원칙이 4·13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김 대표의 반대를 뚫고 공천관리위원회의 수장에 임명된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연일 '현역 물갈이'와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5일에도 이틀 연속 '김무성식 상향식 공천'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심지어 상향식 공천제를 새누리당이 망국법으로 비난하는 '국회선진화법'에 비유하기도 했다. 국회 폭력을 막는다는 좋은 취지에서 여야 합의로 개정한 국회법이 결과적으론 법안의 원활한 심의를 저해함으로써 '식물 국회'라는 비난을 자초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이 위원장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향식 공천 원칙에 대해 "아무리 제도가 좋아도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과 비슷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저성과·비인기 현역의원 공천 배제' 원칙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고 우선추천(전략공천)과 외부영입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일부 공관위원들과 함께 김 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견해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향식 공천도 자격 있는 사람을 갖고 해야지, 자격 없는 사람을 왜 상향식으로 하느냐. 그렇게 하면 이상한 사람들, 지방의 토호들, 심지어는 조폭도 될 수 있다"며 "(인위적) 컷오프가 아니라 시원치않은 사람을 잘라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확실하게 성과가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보면 아는 것"이라며 "19대 국회 때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세비만 축냈다면 그런 사람을 20대 국회에 추천할 수 없는 건 상식적인 얘기"라고도 했다.

전날엔 김태호 안대희 최고위원과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김 대표를 상대로 외부 영입 확대와 우선공천제의 적극적 활용에 나서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김 대표 역시 이 위원장의 이 같은 거침 없는 행보와 친박계의 공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3 총선 예비후보자 워크숍에서 "새누리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미 확정돼 국민 앞에 공표된 공천 룰 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 앞에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또 이 위원장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두 룰에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개인(이 위원장)의 의사를 갖다가 반영할 길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도 '김무성 엄호'에 나섰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저성과자나 비인기자도 그 지역의 경선을 통해 유권자가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관위원들과 상의해서 할 일이지, 개인 의견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저성과·비인기자 배제는) 상향식 원칙에 안 맞아서 공천제도특위에서 채택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가 목표로 내세운 '180석 확보'는 물론 과반 의석 확보도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할 경우 친박계를 중심으로 상향식 공천의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강석훈 의원은 연합뉴스에 "상향식 공천은 프로세스, 즉 '과정의 개혁'"이라며 "그게 선거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성공적인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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