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동 업주·주민 목격담 5~30명씩 무리 거리 활보
술값 등 미지급·손님 폭행
'형님' 힘과시 행동 일삼아
警 "사건 확인땐 즉시조사"
▲ 상권이 형성된 수원 중심 외곽지역에서 '폭력조직'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구의 청년들이 자주 출몰하면서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사진은 8일 늦은 밤 팔달구 도로변에서 한 무리들이 세를 과시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최근 수원시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지역에 '폭력조직'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자주 출몰하면서 상인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이 무리가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다른 손님들에게 폭행을 가했다거나, 가게에 술·음식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피해증언도 나오고 있다.

또 길거리를 점령, 소리를 지르는 등 힘을 과시한 행동도 일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수원 인계동 유흥주점·주민·직장인들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최근 2개월 동안 적게는 5명, 많게는 30명쯤에 달하는 남성 무리가 지역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

유흥주점 업주와 주민 등의 목격담을 살펴보면. 이 무리는 흔히 있는 사적 모임이 아닌 어느 목적과 행동을 같이하는 '일당'에 가까워 보인다.

30~50대의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은 머리가 전부 짧고, 상·하의를 모두 검정색 양복으로 맞춰 입었다.

이동형태는 일정 대열을 반드시 갖춘 뒤 단체로 움직인다.

차량은 고급 리무진 승합차를 이용한다.

이들이 서로를 칭하는 방식은 일반 회사와 달리 생소하다.

동배(同輩)간에는 편하게 이름을 부르지만, 조직 내에서 통솔력이 있어 보이는 대상은 '형님'이라고 불린다.

직장에서 쓰는 '사장', '부장', '대리' 등의 호칭은 단 한 번도 들린 적 없다고 상인과 주민들은 전한다.

지난 8일 밤 10시쯤 인계동 모 초등학교 일대에 폭력조직으로 보이는 남성 10여명이 노래방 앞을 지키고 서있어 이 골목을 지나던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 노래방에는 20여명이 방을 나눠 술을 마신 뒤 거리로 나오는 장면이 주민들에게 목격됐다.

이 무리들은 두목급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전부 80도로 허리를 숙이고,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형님."이라며 동네가 울리도록 외쳤다.

이런 정황상 업주와 주민들 가운데 대다수가 해당 무리를 폭력조직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 노래방 업주 A씨는 "저렇게 형님형님 해대고, 옷도 똑같이 입고, 군대마냥 움직이면 정상적인 회사직원들이겠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영업상 피해를 봤다는 업주도 있다.

다른 노래방 업주 B씨는 "그 사람들이 올 때 마다 약 28만원, 40만원 등 술값이 나왔는데 지불하지 않고 그냥 갔다"며 "3달 전쯤에는 약 5명이 찾아와 노래를 부르는 다른 손님에게 '시끄럽다'며 병을 집어던지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무서워서 돈을 달라고 해보지도 못하고 있다"며 "잘 모르겠지만, 업주들 사이에선 이들을 수원 폭력조직으로 추측하고 있다. 무서워서 장사하겠냐"고 하소연했다.

주민 최모(51·여)씨는 "2주전인가, 좀 늦은 밤에 편의점을 가는데 맞은편에서 그들을 목격했다. 마치 폭력조직이 길을 점령한 듯 행동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집에 뛰어 들어왔다"며 "여기는 유흥가가 아니라 아이들과 주민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폭력조직 관련된 사건이 접수되거나, 알려진 것이 없다"며 "피해가 확인될 시 즉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에는 남문파와 북문파, 역전파 등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2014년 사업가를 협박·폭행한 뒤 투자금의 3배에 달하는 수 억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남문파 두목 정모(55)씨가 출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