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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가마솥 개구리

신동호 논설위원

‘가마솥 개구리’ 또는 ‘냄비 속 개구리’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법으로 즐겨 쓰이고 있다. 개구리는 곧바로 뜨거운 물에 넣으면 화들짝 놀라 튀어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천천히 데우면 온도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삶겨져 죽게 된다고 해서다. 이처럼 서서히 진행되는 환경 변화에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져 다가올 최악의 결말을 준비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을 다른 말로 ‘변화 무지 증후군’ 또는 ‘비전 상실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주로 기업 경영이나 국가 경제, 자기계발 분야 등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주문하는 경구로 즐겨 사용되면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위기를 일깨우기 위한 우화로도 자주 인용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분명히 진행되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데워지고 있는 냄비 속의 개구리마냥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는 점에서다. 인류는 스스로 냄비를 데우고 있는 어리석고 가련한 개구리 신세라는 얘기다.

최근 삶은 개구리 비유가 정치권에도 등장했다.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 국정자문회의 첫 회의에서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금의 야당에 대해 “서서히 데워지고 있는 가마솥의 개구리를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의 패거리 정치와 무기력한 행태에 대한 뼈아픈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거듭된 국정 난맥 등에도 불구하고 국민 지지가 동반하락하는 야당의 현실과 속사정을 기막히게 꼬집은 표현이기 때문이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비전을 상실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정당에 대한 은유로는 적절할지 몰라도 생물학적으로는 부적절한 비유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개구리는 물이 데워지면 가마솥이나 냄비에서 뛰쳐나오려 한다는 게 현대 생물학의 일반적인 견해라고 한다. 그렇다면 비유법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끓는 물 속의 개구리가 아니라 ‘끓는 물 속 한국 경제’, 나아가서 ‘냄비 속 인류’ 내지 ‘가마솥 야당’ 등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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