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부터 외국인이 중국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공매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후강퉁(홍콩-상하이 간 주식 교차거래)을 통해서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23일 후강퉁을 통해 거래되는 상하이 A주에 대한 외국인의 공매도가 다음달 2일부터 가능하다고 공시했다. 2008년 중국인들이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된 지 7년 만으로, 외국인에 대한 공매도 허용은 처음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미리 팔고 나중에 해당 주식을 매입해 갚는 것으로, 하락장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매매 방법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은 후강퉁 거래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했다. 홍콩 증권사 KGI아시아의 벤 퀑 전략이사는 “이번 조치가 약세장에서 후강퉁 거래액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7일 현재 후강퉁 하루 거래액은 26억7000만위안으로 중국 당국이 설정한 거래 한도(130억위안)에 크게 못 미쳤다. 23일까지 300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봤던 누적 거래액도 1000억위안을 간신히 넘기고 있다.

공매도를 허용해도 후강퉁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매도 대상이 감독당국의 지정 종목으로 한정된 데다 공매도 가능 물량도 1거래일당 해당 주식 전체 거래량의 1%, 10거래일당 5%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 전문가인 칼 월터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공매도는 해당 종목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 시장에 영향을 주지만 중국의 경우 공매도 물량을 지나치게 제한해 힘을 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