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메르스 환자, 감염 모른 채 시내 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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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 남성, 삼성서울병원서 '감염'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메르스 대책을 발표한 7일 부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부산 첫 확진환자가 자신이 메르스 접촉자인 사실을 모른 채 아픈 상태로 부산 시내를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나 메르스 부산 확산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이 환자는 정부 보건당국이 자신이 확진환자 접촉자임을 알려주지 않아 메르스에 걸렸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서울 다녀온 사하구 60대 남성
삼성서울병원서 '감염' 추정
보건당국 격리대상서는 제외
부산시 "격리된 부인은 음성"

전국 격리 대상 2천 명 넘어서
확진환자 64명·사망자 5명


이 때문에 이 환자가 대중교통 등을 통해 이동, 부산의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버린 상황이 됐다. 부산시는 역학조사에 착수해 접촉자를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7일 부산시에 따르면 A(61·부산 사하구) 씨는 6일 오후 부산보건환경연구원 검사결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아 부산 첫 메르스 환자가 됐다.


A 씨는 지난달 26~28일 정부 발표 14번 환자(지난달 30일 확진)가 머물렀던 서울 강남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조카와 함께 매형을 간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8일 매형은 다른 병원에서 폐암으로 사망했고 매형 사망 후 A 씨는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조카와 장례를 치렀다.

그 후 A 씨는 누나 집에서 기거하다 지난 1일부터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것을 느껴 부천 누나 집 인근의 의원을 방문했다. 이때까지도 A 씨는 보건당국으로부터 자신이 메르스 환자 접촉자라는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 A 씨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14번 환자는 이미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이 났음에도 A 씨는 격리 대상자에서 누락됐다.

이 때문에 A 씨는 2일 오전 9시 46분 KTX 광명역에서 KTX 열차로 이동해 낮 12시 12분께 부산역에 도착했다.

또 낮 12시 20분께 부산역에서 부산도시철도를 타고 괴정역(낮 12시 36분께 도착)으로 이동, 자택으로 갔다. A 씨의 증상이 1일 시작됐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A 씨는 2일 저녁 자택 부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집 근처 약국을 방문해 약을 사 먹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3일에는 집 근처 임홍섭의원에서 진료 받고 다시 동아대병원 응급실로 갔다. 동아대병원은 A 씨를 격리해 진료했지만 증상이나 메르스 환자 접촉 여부 등 메르스로 볼 만한 사항이 없어 5시간 후 A 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다음 날인 4일에도 걸어서 임홍섭의원을 다녀왔고 자택에서 링거 주사를 맞았다.

결국 6일 자신의 조카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당국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부산시에 의해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져 격리됐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A 씨의 부인을 병원에 격리 조치하고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인과 택시 기사 등에 대해서는 해당자를 찾아내 격리 조치하는 등 확산 차단에 나섰다.

A 씨의 부인이 미열이 있어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높았는데 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났다.

부산시는 7일 서병수 부산시장을 종합대책본부장으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갖고 격리 대상자 1대1 밀착 관리와 각 병원 진단시약 배포 등 대책에 나섰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7일 오전 5시 기준으로 자택이나 시설 격리자가 2천 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격리 대상자는 전날보다 495명 늘어 2천361명이고 확진환자는 14명 늘어 64명이 됐으며 확진환자 중 7명은 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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