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매출 28억원, 제천양채영농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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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07.14. 오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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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이 양배추 든 제천양채영농조합 이은일 대표 (제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농산물 개방으로 많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양채류 재배로 한해 2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신품종인 사보이 양배추(일명 곰보배추) 재배에 성공한 충북 제천시 덕산면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 이은일 대표가 14일 양배추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4.7.14 nsh@yna.co.kr

(제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농산물 개방으로 많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양채류 재배로 한해 2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산골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월악산 줄기에 자리한 충북 제천시 덕산·수산면의 주민 25명으로 구성된 제천양채영농조합법인(대표 이은일) 은 2010년 결성됐다.

양채류는 서양 채소의 약칭으로 국내에서 주로 샐러드용으로 재배하는 결구상추, 셀러리, 브로콜리, 꽃양배추, 케일, 파슬리 등이다.

제천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중공업, 신협을 거쳐 2001년 국내 최초로 브로콜리 대량 생산에 성공한 이은일(54) 대표는 국내 브로콜리 계에서는 '대부'로 통한다.

덕산면이 고향인 이 대표는 1979년 농고를 졸업하고, 거제시의 삼성중공업 등에서 근무하다 1987년 고향인 제천으로 귀향했다.

젊은 나이에 타지에서 적성에 맞지도 않는 일을 하기보다는 고향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향에 다시 왔지만 딱히 일자리도 마땅치 않았다.

당시 면 소재지에 신용협동조합이 있었는데, 금융 일도 배우고 농사도 짓고 싶어 입사지원을 했다. 입사 자격은 농약판매 자격증이 있어야 했다.

고추 농사를 하며 틈틈이 공부해 1988년 3월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농약 판매자격증을 취득해 신협에 입사했다.

입사 후 농약판매 업무를 담당하면서 금융업무까지 마스터 하고 이사자리까지 오르는 데 11년이 걸렸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후배들을 위해 1998년 8월 자진해 이사직을 내놓고 명예퇴직 했다.

퇴직 후 고추농사를 하면서 면 소재지에 작은 농약사를 차려 직접 운영에 나섰다.

농약사를 운영하며 그는 고추 농사만으로는 고소득을 올릴 수 없다고 판단, 웰빙시대에 새로운 작물을 선점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또 국민의 식생활이 바뀌는 것도 파악했다.

그는 당시 국내에 파견 나온 네덜란드의 한 종묘 회사의 문을 두드렸고, 양채 종자의 국내 배급 등을 맡는 독점권을 따냈다.

양채의 특성상 제천이 준고냉지역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최고의 품질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고, 한 해 2기작이 가능한 최고의 적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험재배 등을 거쳐 2002년부터 본격적인 브로콜리 농사를 지었다. 처음 30가구가 공동으로 7㏊의 면적에서 브로콜리를 생산하게 됐다.

당시 8㎏ 한 상자에 6∼7만 원을 받았고, 내륙지역에서는 제천이 브로콜리 주산지가 됐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이 대표에게 브로콜리 종자를 얻고, 재배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2008년에는 일본에 수출도 했다.

2010년에는 주민 25명으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을 구성, 20㏊의 면적에서 브로콜리 등을 재배해 대형마트와 가락동 시장에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만 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신품종인 사보이 양배추(일명 곰보배추) 재배에 성공해 최근 대형 마트에 6.2t을 납품하고, 2년간 독점계약도 따냈다.

오는 10월 12만포기(120t, 1억 6천만 원)의 사보이 양배추를 납품키로 이미 계약, 이달 초 파종에 들어갔다.

프랑스 남동부 사보이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 이 양배추는 보통 양배추보다 단단해 식감이 좋고, 가열하면 더욱 맛이 나 양배추롤과 수프 등과 같은 삶은 요리, 볶음 요리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국 최고의 양채전문가를 꿈꾸는 이 대표는 "앞으로 제천 양채류가 일본과 대만에 수출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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