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과민증?… ‘방송 장벽’ 더 높이 쌓는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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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8.02.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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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방송사 황금시간대에

해외 구매 프로 年 2편 제한

공동제작물도 외국방송 분류

‘사드’ 결정 후 문화보복 조짐


TV 방송,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해외 제작 영상물 규제를 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엔 한류 판권 프로그램에 대해 장벽을 높이고 한국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류 과민증’에 시달리는 시진핑 체제가 우리나라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과 관련, 본격적인 문화 보복에 나섰다는 관측마저 제기되면서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문화콘텐츠 주관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포맷 수입에 의한 프로그램 방송 시간대, 프로그램 수 제한을 뼈대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독립·혁신을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에 관한 통지’를 지난달 1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국의 모든 위성방송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인 황금 시간대에 외국 판권을 구입한 프로그램을 1년에 2편까지만 방송할 수 있게 된다.

광전총국은 외국 기관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거나 해외 인력이 주도해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규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 판권 수입방식을 통해 외국 프로그램을 방영하기 위해서 방송국은 반드시 2개월 전에 성(省) 정부와 광전총국의 사전심의·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까지 갖췄다.

이 같은 조치는 다분히 한류를 겨냥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에서 방영된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 우리나라 판권으로 리메이크된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판권 가격 폭등 현상이 나타나자 자국 문화 콘텐츠의 한류 의존도에 우려를 표명해 온 시진핑 체제가 본격 제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특히 한류 견제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콩 매체인 핑궈르바오는 1일 중국 연예계 소식통을 인용해 광전총국이 최근 한국 연예인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광고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시키지 말라고 각 방송사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드라마 ‘사임당’에 투자한 홍콩 엠퍼러(英皇) 그룹은 “한국 연예인 출연 금지 소문을 듣기는 했지만 상세한 사항을 알지 못하며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함께 콘텐츠 사업을 벌이는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도 한국 연예인 방송 출연 금지 혹은 진행 중인 계약 중단 등의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 내 한 콘텐츠 사업가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드 이후 중국 측 고객사의 냉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중국의 투자를 받아 한국 인력들과 연예인이 출연해 9월부터 촬영하려 했던 예능 프로그램이 잠정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istandby4u@munhwa.com, 이근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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