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2015-04-07 00:00
2015-05-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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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희년]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강론: 자비의 희년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강론
자비의 희년 발표
(2015년 3월 13일)

올해도 우리는 사순 제4주일에 접어들어 드리는 저녁 기도에서 참회 예식을 거행하려고 모였습니다. 우리는 세계 모든 곳에서 주님의 선하심의 징표로 이 시기를 지내라는 초대를 받아들인 많은 그리스도인들과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고해성사를 통하여 아버지의 용서를 확신하기 위하여 믿음 안에서 아버지께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참으로 “자비가 풍성”(에페 2,4)하신 아버지께서는 진실한 마음으로 당신께 의지하는 모든 이에게 자비를 풍성하게 베풀어 주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기 위하여 이곳에 모인 것은 무엇보다도 하느님 은총의 열매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어느 시대에나 당신의 넘치는 자비를 끊임없이 보여주십니다. 우리가 죄를 고백하도록 이끄는 마음의 변화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우리 스스로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죄를 고백할 줄 아는 것은 하느님의 은사, 선물,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에페 2,8-10 참조).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온유함으로 어루만져주시고 은총으로 변화시켜 주시기에 죄를 고백하는 것을 두려하지 않고 사제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비록 우리가 비참한 처지에 있어도 사제가 우리를 하느님 이름으로 환대하고 이해할 것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변호인이 없어도 사제 앞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죄를 위하여 당신의 목숨을 바치신 변호인이 한분 계십니다! 바로 그분께서 하느님 곁에서 언제나 우리를 변호해 주십니다. 고해소를 나올 때에 우리는 새 생명을 주시고 신앙의 열정을 회복시켜 주시는 그분의 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하고나면 우리는 다시 태어납니다.

우리가 들은 복음(루카 7,36-50 참조)은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의 길을 열어줍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 있던 죄 많은 여인을 바라보신 것처럼 우리를 동정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계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이 복음 구절에서는 두 단어가 강조됩니다. 바로 사랑과 심판입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춘 죄 많은 여인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그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이 있습니다. 이 사랑은 그 여인이 예수님께 다가가도록 해줍니다. 여인은 회개와 기쁨의 눈물을 흘려 예수님의 발을 적셔드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분의 발을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아드립니다. 여인의 입맞춤은 자신의 사랑을 순수하게 표시하는 것이고, 향유를 듬뿍 부어드린 것은 자신에게 그분께서 얼마나 소중하신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여인의 모든 행동은 사랑을 말하고 자신의 삶에서 흔들리지 않는 확신에 대한 갈망을 표현합니다. 곧 용서받으려는 갈망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확신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이러한 확신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받아들이셔서, 세상에 알려진 죄인인 바로 그  여인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십니다. 사랑과 용서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여인을 많이, 다 용서하여 주십니다. 그 여인이 “큰 사랑을 드러내었기” 때문입니다(루카 7,47 참조). 그리고 그 여인은 예수님을 공경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우신 분으로 심판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입니다. 그 여인은 예수님께서 죄인인 자기를 사랑으로 이해하신다고 알아챈 것입니다. 예수님 덕분에 하느님께서는 그 여인의 많은 죄를 씻어주시고 더 이상 그 죄들을 기억하지 않으십니다(이사 43,25 참조). 하느님께서는 용서해 주시면 잊으신다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용서는 위대합니다! 그 여인은 삶의 새로운 단계를 시작합니다. 그 여인은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 여인은 진실로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 여인은 말없이 주님께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 여인은 괴로워하며 죄를 회개하였습니다. 그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의 선하심에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심판 이외에는 그 어떤 심판도 그 여인에게 내려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비의 심판입니다. 이 만남의 핵심은 분명히 심판을 뛰어넘는 자비인 사랑입니다.

그러나 집 주인인 바리사이 시몬은 사랑의 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계산하고 모든 것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시몬은 형식의 한계에 완고하게 머물러 있습니다. 그것은 역겨운 것, 형식적인 사랑일 뿐입니다. 시몬은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시몬은 자신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시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하여 다음 발걸음을 내디딜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식사에 초대하는 것에만 머물러, 그분을 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시몬은 그저 심판만을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시몬은 그 여인을 심판하면서 진리에서 멀어지게 되고 심지어 자신이 초대한 분이 누구이신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시몬은 피상적인 것, 형식에 머물러 마음을 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듣고 난 그 바리사이는 어느 하인이 주인을 가장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바른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바로 말씀하셨습니다. “옳게 판단하였다”(루카 7,43). 시몬의 심판이 사랑으로 바뀌자 비로소 그는 옳은 길에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권고는 특히 우리가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에 외형적인 것에 그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외형 너머의 것을 보라는 요청, 모든 사람이 얼마나 너그러울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마음에 집중하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그 어떤 사람도 하느님 자비에서 배제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 자비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압니다. 교회는 모든 이를 환대하며 그 누구도 거절하지 않는 집입니다. 교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어 은총을 입은 이들은 용서의 확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죄가 클수록, 교회는 회개하는 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큰 사랑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는지요!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큰 사랑으로 우리의 죄 많은 마음을 치유하여 주시는지요!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보시고 결코 놀라지 않으십니다. 되찾은 아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아버지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하였을 때 그는 할 말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말할 틈을 주지 않고 그를 끌어안습니다(루카 15,17-24 참조). 예수님께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를 대하십니다. “아버지, 저는 죄를 많이 지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여러분이 돌아온다면 행복해 하실 것입니다. 그러한 사랑으로 여러분을 안아 주실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어떻게 해야 교회가 자비의 증인이 되어야 하는 사명을 더 분명히 드러낼 수 있을지에 관하여 종종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는 영적 회개에서 시작되는 여정으로 우리가 나서야 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느님 자비에 초점을 맞춘 특별 희년을 선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는 자비의 성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하신 말씀에 비추어 이 희년을 살아갈 것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이는 특히 고해 사제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자비로운 사람이 되십시오!

이 성년은 올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하여 2016년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마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에 이 희년의 준비를 위임합니다. 이 평의회는 이 희년이 자비의 복음을 모든 이에게 전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에서 그 여정의 새 단계가 되도록 해줄 것입니다.

저는 이 희년에, 우리 모두 죄인이기에 자비가 간절히 필요한 교회가 하느님 자비를 다시 발견하여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기쁨을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그 자비로 우리 시대의 모든 이를 위로하여 주라는 부름을 받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두를 용서하신다는 것을,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늘 용서하신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결코 지치지 말고 용서를 청합시다. 이제부터 자비로우신 어머니께 이 성년을 맡겨드리며 우리에게 눈길을 주시어 우리의 여정을 보살펴주시기를 간청합시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대사, 하느님의 자비를 받고자하는 우리의 참회의 여정,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는 우리의 1년 동안의 여정을 보살펴주시기를 간청합시다.

<원문: CELEBRATION OF PENANCE COMMUNAL RECONCILIATION SERVICE
WITH INDIVIDUAL CONFESSION AND ABSOLUTION, HOMILY OF HIS HOLINESS POPE FRANCIS, Vatican Basilica, Friday, 13 March 2015,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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